'교촌·다빈치…' 대구판 '맥도날드' 꿈꾼다

입력 2010-01-23 07:11:43

대한민국은 중앙집권화된 나라다. 조선시대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모든 게 서울 중심이다. 인구 절반이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몰려있기에 더 그렇다. 그만큼 시장이 크다는 얘기.

반면 대구는 250만, 경북까지 합해도 500만 시장이다. 그만큼 시장규모가 열악한 것. 수도권의 딱 4분의 1이다. 하지만 그 4분의 1에서 시작해 중앙집권화에 반기를 들고 있는 대구·경북의 프랜차이즈 및 각 업종별 기업·병원들이 있다.

특히 지역에선 식음료 계열에서 강세를 띠고 있으며, 교육분야에서도 서울 강남 못지않게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치과병원이나 섬유소품 업체도 당당하게 서울로 진출하거나 전국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들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치킨·커피는 대구가 '메카'

교촌, 멕시카나, 호식이두마리, 땅땅 등은 모두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치킨 브랜드들. 이들 '빅 브랜드'들은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이들에겐 모범답안이다.

특히 교촌치킨은 특유의 간장소스로 한국인들의 입맛에 어필하는 데 성공, 전국 매장 수가 이미 1천개를 넘어 투다리, 파리바게뜨, 본죽, 뚜레쥬르, BBQ치킨 등 국내 대표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이미 국제시장에도 진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세계적인 일간지인 뉴욕타임스는 뉴욕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치킨 특집기사를 게재했다. 바로 한국치킨으로, 이 주인공 역시 몇년 전 대구에서 '본촌치킨'이라는 이름으로 맹활약한 대구 사람이다.

커피의 경우 별다방 '스타벅스'와 콩다방 '커피빈' 등 거대 브랜드들이 전국의 커피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지만 대구만은 아직 예외다. 탄탄한 기반을 가진 대구 토종브랜드들이 지역 커피시장을 지키고, 전국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선두주자가 바로 다빈치커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도 다빈치에 이어 토종브랜드의 힘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2, 3년 전부터 '핸즈커피'도 토종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교육도 대구가 전도사 프랜차이즈

문깡과 체르또는 대구 브랜드로 전국에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교육 프랜차이즈. 두 교육 브랜드는 서울·경기도에서도 대구 브랜드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체계적인 교육방법으로 수도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문깡외국어학원(원장 문강명)은 대구에서 출발해 구미·포항 그리고 부산·울산까지 치고 나간 뒤, 경기도 분당과 제주도까지 지사를 넓혀 놓았다. 문 원장은 '깡'으로 승부를 걸어 대한민국에서 열정적인 교육열을 가진 어머니들의 마음까지 훔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체르또 역시 1988년 대구 명덕네거리 인근 35평 공간에서 출발해, 3년 뒤 4개 지점 오픈, 6년 뒤 8개 지점을 오픈했다. 1994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해 95년 서울대 24명, 96년 53명, 97년 80명, 98년 100명이라는 경이적인 합격자를 배출해내며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학원 강사들을 호주에까지 여행을 보낼 정도.

체르또는 현재 강남과 함께 서울 교육의 중심인 목동에서 200평 규모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에도 학원이 있으며, 경기도 시흥·수원과 충남 천안, 전북 익산 등 전국 60여개의 프랜차이즈가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쪽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북방중국어학원 역시 대구에서 출발해 전국적으로 알려져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중국어 전문학원 업계의 명품이다.

◆치과병원도 섬유소품도 서울로 서울로

대구덕영치과병원(원장 이재윤)도 지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3년 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병원을 개원했다. 치과의사 3명이 대구에서 출발한 치과의술을 서울 강남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것.

㈜선미 유정열 이사도 섬유소품 위주로 전국 사업화에 뛰어들었다. 50년 넘게 대를 이어서 손수건, 스카프 등 섬유 소품을 대형소매점 등 전국 350여곳에 납품하고 있다. 이제는 주얼리, 장갑, 양말 등 토털 액세서리까지 취급하고 있다. 로드숍인 컬러풀(Colorpool) 브랜드도 7호점이나 오픈했다. 부산은 물론 서울·경기지역에도 본격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피자빙고, 현가네33족발, 신떡(매운 떡볶이), 입에단김밥, 와그릴로, 김파사(김밥 파는 사람들) 등도 대구의 '맥도날드'를 목표로 성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이런 프랜차이즈 바람은 지역사람들의 뚝심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육성으로 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토종 프랜차이즈들의 무림 제패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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