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포기, 작심삼일.'
새해 누구나 다짐을 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고, 성공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왜 그럴까?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명에게 '새해 다짐'을 물었다.
새해 다짐의 경우 '금연', '절주', '다이어트', '자기계발' , '돈 왕창 벌기', '취업(백수 탈출) 등이 주류를 이뤘고 여행, 애인 만들기, 이민 등의 소수 대답도 있었다. 주된 응답 중에선 금연과 다이어트가 가장 많았고, 남성들은 금연, 여성들은 다이어트가 새해 다짐의 첫 목록이었다. 특히 돈을 왕창 벌어야 한다는 응답도 10명 중 1.5명 꼴로 팍팍한 살림살이를 벗어나고 싶은 세태가 반영됐다.
새해 다짐 실천 여부에 대해선 '실천 중'과 '중도 하차'로 갈렸다. 중도 하차 기간의 경우 절반 정도가 보름이라고 답했고, 작심삼일(열흘 미만)이라고 답한 이들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도 포기의 이유로는 주변 환경(유혹)과 의지 부족(게으름)이 주된 이유였고, 10명 중 2명 정도는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했다. 돈이 새해 다짐 성공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수 의견 중에는 '시간 부족'도 있었다.
새해 다짐을 다시 시작할 의사에 대해선 10명 중 7명이 '재도전' 의사를 밝혀 새해 계획을 실천 가능한 일부터 다시 짠다면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장인 이성근(36·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씨는 보름만에 새해 다짐을 포기한 경우. 이씨가 세운 계획은 금연, 다이어트로 체중 70㎏으로 줄이기, 자기계발로 바쁘게 살기, 부모님께 효도 더하기 등이다. 작년 말 아예 문구점에 가서 실천 다이어리를 구입해 다이어리에 꿈과 희망을 의욕적으로 담았다.
하지만 '무리한 계획'이 중도 포기의 화근이 됐다. 실천 목표가 너무 많은데다 직장인인 이씨는 계획을 실천할 수 없도록 너무 '빡세게' 짰기 때문. 여기에다 게으르기까지 해 새해 다짐은 '공수표'가 돼 버린 것.
이씨는 "계획 중 한 가지만 골라 재도전을 할 지, 아니면 내년으로 미룰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철민(42·남구 대명동)씨는 새해 다짐으로 '금연'을 가족들에게 당당히 선언했지만 열흘 만에 담배를 다시 입에 물어야 했다.
김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2갑 이상의 담배를 피웠다. 직장은 물론 집에서도 담배를 놓지 않았다. 양복 주머니는 담배 부스러기 차지였고, 자녀들은 아빠의 담배 연기에 코를 막기 일쑤였다. 그래서 김씨는 20년 이상 피워온 담배와는 절교를 선언한 것.
그런데도 김씨는 왜 금연에 실패했을까? 김씨는 금연 후 찾아온 금단 증상은 견뎠다. 주범은 회식. 술은 새해부터 항상 김씨 주변을 맴돌았고, 결국 회식 자리에서 담배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담배를 입에 물어 버렸다.
김씨는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면 술이나 커피조차도 멀리해야 한다. 술과 커피를 평소처럼 한다면 금연은 그 만큼 어렵다"고 했다. 김씨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보건소에 가 강제로라도 담배를 끊겠다"고 재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주부 이미경(44·수성구 시지동)씨는 해마다 다이어트를 결심했으나 올해도 다이어트 선언 열흘도 안돼 계획을 접어야 했다. 이씨 역시 무리한 계획이 화를 부른 것. 절식 수준의 초강도 다이어트 계획은 이씨에겐 '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왔고, 급기야 복통으로 병원 신세까지 져야 해 감량은커녕 건강까지 해친 케이스.
'혹독한' 다이어트 실패를 경험한 이씨는 계획을 수정, 내달부터 다이어트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이씨의 다이어트 수정안은 '자신의 다이어트 전 사진을 찍어두고 변하는 모습 관찰', '절식이 아닌, 가벼운 수준의 다이어트 식단 짜기', '다이어트 사실을 주위에 널리 알리기' 등이다.
이씨는 "단번에 바다를 건너려다 배가 침몰한 경우"라며 "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는 심정으로 다이어트와 건강 모두를 정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새해 다짐이 시작부터 꺾였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실패에 대한 반성과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면 새해 다짐은 성공하지 않을까.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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