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뽀 삐∼뽀' 벤츠 119…수입 구급차 운영

입력 2010-01-12 09:47:01

대구 서부소방서 직할 평리 119안전센터 운영

대구 서부소방서 직할 평리119안전센터 대원들이 11일 신형 벤츠 구급차량에서 응급구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서부소방서 직할 평리119안전센터 대원들이 11일 신형 벤츠 구급차량에서 응급구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서부소방서는 7일부터 직할 평리119안전센터에서 신형 구급차량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5개 소방서(동부·서부·수성·달서·달성)에 배치한 5대 중 1대이다. 이번에 배치된 구급차량은 중형 벤츠 모델로 기존 구급차의 단점을 보완, 안전성과 승차감이 대폭 향상됐다. 향후 차량 내부에 '원격화상 응급처치 시스템'을 설치,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대구 서구 평리동 평리119안전센터를 찾아 신형 벤츠 구급차량을 직접 체험했다.

◆신형 vs 구형

신형 구급차량에 올라 들것에 누웠다. 차량이 조용한 엔진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속 60~70㎞로 달리는 중에도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정지시 쏠림도 적은 편이었다.

벤츠 구급차의 높이와 폭은 각각 1.7m. 천장이 높고 실내등이 밝아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들었다. 차에 오를 때도 등을 구부릴 필요없이 고개만 살짝 숙여도 편안했다.

10분간의 신형 시승 이후 기존 구급차량에 오르자 상황은 크게 달랐다. 차문을 열고 환자실에 들어서자 저절로 몸이 구부러져 엉거주춤한 자세가 됐다. 자리에 누우니 몸 일부가 뜨는 느낌이 들었다. 실내가 어두운 편이라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시속 50㎞ 정도로 주행해도 지면 충격이 몸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시끄러운 엔진 소음과 함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비교적 평탄한 흙길을 달리자 온몸이 들썩거려 자리에서 곧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왔다.

◆첨단 원격화상 기능

차량을 운전하는 구조대원들은 누구보다 벤츠 구급차량을 반기고 있다. 그동안 꾸준하게 주행성이나 승차감 개선을 주문해 왔기 때문. 119안전센터 박일용 소방교는 "엔진도 조용하고, 특히 언덕길에서 진동이 적어 피로도가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다음달까지 차량 실내에 원격화상 응급처치 시스템을 구축하면 응급환자의 소생률도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중환자 이송 중에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해 의사가 원격화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알맞은 처치 지시를 내린다. 심정지환자 응급실 도착시 생존율을 현재 100명 중 4.6명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김동수 센터장은 "신형 구급차량은 응급 구조 현장에서의 대응성을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거리 환자이송이 많은 경북 지역에서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벤츠 구급차의 과제

신형 구급차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우선 고가의 차량 구입비. 장비까지 포함하면 1대당 2억원의 경비가 필요하다. 국산차량 구매가 6천여만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다. 고장시 부품 조달도 고민거리다. 상대적으로 정비소가 적고 부품값도 비싸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할 전망이다. 차체가 커진 만큼 회전반경도 커 폭이 좁은 도로나 교통체증 시간에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국내에 구급차량 전문생산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시행착오를 거치면 선진국형 응급체계로 자리잡 아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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