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많이 받고 오래 사세요."
새해 원단에 꽃이 핀다고 원일초(元日草)인가. 우리나라 산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복수초의 이름이다. 눈 속에서 꽃이 핀다 하여 설연화(雪蓮花), 그리고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고 하여 빙리화(氷里花), 정빙화, 얼음꽃, 얼음새꽃으로 부른다. 또 복수초 꽃이 피어나면 주변의 눈이 녹아내린다 하여 눈색이꽃이라고도 한다.
복수초를 영어권에서는 아무르 아도니스(Amur Adonis)라 한다. 꽃말은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 서양에서는 '슬픈 추억'이다. 북해도 원주민 아이누족은 복수초를 '클론'이라 부른다. 사랑의 여신 클론이 사랑하는 이와 영원한 행복을 찾아가다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 꽃이 되어버렸다. 그 꽃이 복수초이다.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는 1~2월부터 꽃이 피고 남부지방은 3~4월, 중부지방은 4~5월, 북부지방 백두산은 5~6월에 꽃이 핀다.
복수초는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 꽃이 피었다가 오후 3, 4시경이면 다시 오므라들어 밤을 지새운 후 이튿날 다시 피어난다. 아침 일찍 산에 올라 복수초 꽃을 찾으려면 보이지 않는다. 꽃을 감싸는 꽃받침의 색깔이 가랑잎과 비슷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오전 11시경이 되면 꽃은 다시 벌어진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풀 중의 하나이며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 땅에 떨어지면 6월경에 풀은 말라 없어진다.
복수초는 유독성 식물이다. 뿌리 줄기를 한방과 민간에서 창종, 진통, 강심, 이뇨제 등의 약재로 쓴다. 근래에는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도 하며 습기 있는 화단에 심으면 봄 일찍 꽃망울을 황금색으로 터뜨려 매화와 진달래꽃들과 어우러져 귀여움을 받는 꽃 중의 하나다. 일본에서는 새해 인사차 '복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으로 복수초 화분을 선물로 보낸다고 한다.
대구 근교 팔공산 가산산성에는 수천평에 달하는 복수초 군락지가 있어 3월 중순부터 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각없이 캐가는 사람이 많아 개체수가 줄어들어 야생화를 아끼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다.
김영곤 야생화연구가
감수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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