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가격 급등…여가'문화생활 지출 여력 줄어
최근 엥겔계수가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엥겔계수는 13%로 2008년에 비해 0.7% 상승했다. 이는 2001년 13.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것. 엥겔계수는 2002년 이후로는 13%를 넘긴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경기불황으로 결국 지난해 13% 대에 진입했다.
엥겔계수 상승이 뉴스 거리가 되는 이유는 바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졌음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엥겔계수는 독일의 통계학자 C.L.E.엥겔이 발견한 법칙으로 가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1857년에 당시 작센의 통계국장인 엥겔은 벨기에 노동자 153가구의 가계지출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가계일수록 지출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가계일수록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료품은 소득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필수 재화다. 따라서 저소득가계라도 식료품 구입에 일정한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또 식료품 소비는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비싼 음식을 먹더라도 인간이 소비하는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엥겔계수는 감소한다.
우리나라 엥겔계수가 높아진 원인은 식료품가격 급등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가계의 명목 국내소비지출액은 408조8천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었다.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지출액은 7.8% 증가한 53조38억원을 기록했다.
엥겔계수 상승은 여가'문화생활 등에 지출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쓸 돈은 정해져 있는데 식료품 구입 비용이 증가하면 다른 분야에 지출할 여력은 당연히 줄어든다. 새해에는 살림살이가 좀 나아져 엥겔계수가 떨어지고 문화소비지수가 높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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