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재무진단]코스피, 2분기 바닥 다진 뒤 3분기부터 상승세로

입력 2010-01-05 07:22:34

신년 재테크 고수의 조언

▲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올해 재테크 시장이 다소 밝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러 가지 복병이 많은 만큼 공격적 투자보다는 보수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사진 왼쪽부터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최창집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조현정 센터장, 김성숙 부센터장.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올해 재테크 시장이 다소 밝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러 가지 복병이 많은 만큼 공격적 투자보다는 보수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사진 왼쪽부터 허수복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부센터장, 최창집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조현정 센터장, 김성숙 부센터장.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돈 많이 벌고 싶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며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라고 빌었을 터.

지난해가 그랬던 것처럼 올해 재테크 기상도도 결코 밝지 않다. 제대로 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연말쯤엔 홀쭉해진 지갑만 남는다.

올해 내지갑 어떻게 빵빵하게 불려볼까? 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을 맡고 있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내년 재테크 전략을 알아봤다.

◆지난해 시장을 돌아보면?

▷조현정 센터장=지난해 우리나라는 '3월 위기설'로 불안감이 팽배하면서 증권사들의 주식시장 전망은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연초 1,157.40이었던 주가지수가 12월 30일 1,682.77로 무려 45.39%나 올랐다.

특히 당시 동유럽국가의 부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러시아 증시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으니 러시아펀드를 환매할 것을 권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3월에 바닥을 찍은 러시아 RTS지수는 가파르게 상승, 지난해 무려 125.82%나 올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김성숙 부센터장=지난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3천748억원을 순매수, 사상 최대 규모였다. 반면 기관은 26조2천672억원을 순매도해 역시 사상 최대였다. 기관의 매도는 펀드투자자들의 환매 때문이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회복되던 과정에서 원금을 회복한 펀드투자자들 중심으로 지속적인 펀드환매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작년에 누가 돈을 벌었겠는가? 바로 외국인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 IT 버블 붕괴 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있었다. 2004년까지 외국인은 40조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 개인은 40조원을 순매도했지만,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올랐다.

▷최창집 지점장=대개 주식시장이 낙관적일 때는 더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비관적일 때는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전문투자자들도 그런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시장이 고점일 때 투자에 나섰다가 시장이 하락하면 견디지 못하고 손실을 보고 팔거나, 아니면 마음고생 끝에 원금이 회복되면 펀드환매를 단행한 후 영원히 투자를 멀리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러나 이제는 똑똑한 투자자도 많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역발상투자를 한다. 지난해 두바이 사태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주식을 사야 하지 않느냐고 전화가 왔다.

▷허수복 부센터장=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산관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따라가서는 안 된다. 펀드도 부동산처럼 투자할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부동산은 10년, 20년을 보고 투자하지 않는가? 안 되면 자식한테 물려준다는 마음으로 투자한다는 사람도 많이 봤다. 그러나 유독 주식시장에만 오면 조급해한다. 펀드도 5년, 10년을 보고 장기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투자하면 12, 13%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해 경제는?

▷조현정 센터장=2010년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첫 해라서 의미가 깊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는 5%, 한국은행은 4.6%로 전망하고, KDI는 5.5%까지 전망하는 만큼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 정상화 과정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숙 부센터장=올해 우리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복병이 많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 등에 따른 미국 경제의 더블 딥 가능성, 또 일부에서는 제기되고 있는 중국의 자산가격 거품 붕괴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유럽은행들의 부실 규모가 여전해 향후 금융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고용 없는 회복과 중소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냉랭하다는 것도 큰 문제다.

▷최창집 지점장='언제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출구전략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두바이 사태와 일부 유럽국가의 신용 불안은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 시행을 연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경기회복으로 금리인상은 기정 사실화될 것이다. 2분기 중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수부양 필요성과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가파르기는 어렵다.

▷허수복 부센터장=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무리한 대출은 금물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도 한파를 겪었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1만6천여가구에 달한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또 미분양 물량이 많아 기존 아파트의 처분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한편으론 이자생활자들은 한시름 덜 것이다. 금리 인상에 대비해 돈을 굴려야 한다.

◆올해 재테크시장은?

▷조현정 센터장=올해는 금융위기를 딛고 정상으로 회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주식시장을 제외한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시장은 상당히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올해는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이 좋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주식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보다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기존의 자산배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브라질이나 중국 쪽 전망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올해부터 해외펀드의 비과세가 폐지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유의해서 투자해야 한다.

▷최창집 지점장=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은 1,900, 하단은 1,450~1,500으로 본다.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한다. 1분기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경기선행지표에 동행해 하락한 뒤 2분기 바닥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3분기에는 미국 고용지표, 소비지표 개선과 함께 중국 내수성장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IT와 자동차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본다.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각되는 기업들이다. 우리가 보는 시각과 해외에서 보는 시각이 다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김성숙 부센터장=저금리와 고령화가 은퇴 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젊어서부터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단기적인 주식시장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투자하라. 사실 금융위기는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인 강력한 구조조정은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만들 것이다. 5년, 10년 이렇게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한다.

장기적인 전망은 밝다. 그리고 노후준비를 할 때 상가나 원룸 등 한가지 방법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투자실패에 따른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허수복 부센터장=자산관리는 수익률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칫 수익률만 따라가다가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폭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매일신문 독자재무진단을 통해 많은 상담을 한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도 많고, 무조건 전문가에게 믿고 맡긴다는 경우도 있다.

정부와 금융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투자자교육에 힘써야 건전한 자본시장이 육성된다.

▷참여

조현정 센터장(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계명대 강사)

최창집(상무)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정리=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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