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향한 일편단심, 모진 바람에도 끄떡없어라
노을 지는 바닷가 언덕 위에서 한없이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한 송이 해국은 먼 바다로 고기잡이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는 아낙네 모습과 닮아 있어 안쓰럽다.
독도 등 바닷가 바위 절벽에서 뿌리를 내리는 해국은 모진 바람과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을이면 탐스러운 자주색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의 꽃이다. 뿐만 아니라 기름유출 사고로 기름범벅이 된 태안의 바위틈에서도 끄떡없이 꽃을 피워내는 끈질김이 놀라울 따름이다.
중부 이남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해국은 겨울철에도 잎이 시들지 않고 해를 거듭할수록 줄기가 굵어져 반목본성 식물로 분류된다. 잎은 두툼하고 주걱처럼 생겼으며 바닷바람을 이겨내려고 털이 보송보송하게 나있다. 꽃은 국화과의 모든 꽃들과 같이 설상화(혀 꽃)와 관상화(통꽃)로 이루어졌다. 설상화는 연한 보라색이고 관상화는 노란색이다. 주로 꽃이 피는 시기는 여름이지만 피고 지기를 계속하여 가을을 지나 12월까지도 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풀 중 여름 가뭄을 몰아치는 파도에 힘입어 짜디짠 바닷물을 온종일 뒤집어쓰고 하루가 멀다 하고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벌, 나비들을 좀처럼 만나기 어렵지만 늦은 가을에는 용케도 잘 여문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낸다.
근래에는 내륙지방에서도 관상용으로 재배하기도 하는데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국만큼 꽃이 아름답지 못하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해국을 해수(咳嗽·기침), 이뇨, 보익(補益), 방광염 등에 약재로 쓴다. 어린잎은 식탁에 올리지기도 한다.
김영곤 야생화연구가
감수 김태정 한국야생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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