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 곡식서 새 항생물질 발견

입력 2009-11-27 11:22:06

500여년 전 조선 전기 무덤에서 출토된 곡식에서 강력한 항곰팡이성 새 항생물질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해 농업과 식품·의약품 업계가 놀라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27일 안동대 평생교육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정담부부를 따라 떠나는 500년 전 천상여행'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시회 학술발표회에서 밝혀졌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안동대 손호용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정담부부 관에서 출토된 백자 항아리 속에 담겨 있던 벼와 기장쌀이 오랜 세월에도 어떻게 썩지 않고 보존됐는지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벼와 기장 모두에서 강력한 항곰팡이 활성을 나타내는 방선균이 분리됐다"면서 "분리된 방선균이 생성시키는 항곰팡이 항생물질은 현재 항진균제로 쓰이는 나타마이신(Natamycin)의 유사체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손 교수는 "현재 이 물질의 구조 규명과 새로운 항생물질로서의 활성 정도 등을 측정하는 추가 연구를 위해 분리된 방선균을 대량 배양하고 있으며, 방선균이 생성시킨 항진균성 항생물질을 고도 정제해 임상실험하는 등의 연구를 추가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 방선균 생성 항곰팡이성 항생물질이 새로운 물질로 규명될 경우 곡물의 재배와 수확된 농산물의 보관 등 농업 분야와 농식품개발 부문은 물론이고 항곰팡이성 의약품 개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가치가 높아 손 교수의 추가 연구 결과에 대해 학계와 관련 업계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학술발표회는 안동대 박물관장인 임세권 교수가 지난 3월 충북 음성군 원남면 조촌리의 나주 정씨 정담(1476∼?) 부부 합장묘 이장 때 발굴된 복식, 도자기, 곡물, 판화류 등 유물을 나주 정씨 교리공파 종회로부터 안동대 박물관이 기증받은 것을 계기로 이들 유물을 전시하는 특별전과 함께 각 분야 전문교수들의 연구에서 특기할 만한 결과가 나오자 연구결과물 발표를 위해 긴급 마련됐다.

나주 정씨 정담부부 특별전은 11년 전 '원이엄마 편지글과 머리카락 미투리'로 '네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안동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이날부터 오는 2010년 2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주요 전시 유물은 저고리와 치마가 연결된 철릭과 반소매 긴저고리 답호, 소모자, 흉띠인 도아, 짚신 등 조선 초기 복식과 함께 고구려 고분벽화의 전통이 16세기 회곽목관 등장으로 종말을 고하는 마지막 유물인 사신도(청룡, 백호, 주작, 현무), 비천상, 다라니경, 성수도(별자리 그림) 등이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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