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열기구로 하늘을 난 로지에

입력 2009-11-21 09:00:00

1783년 11월21일, 25분간 9km 비행, 최고 914m까지 올라가

1783년 오늘, 하늘을 훨훨 나는 인간의 꿈이 처음 실현됐다. 과학자 장-프란시스 필라트르 드 로지에(1754~1785)와 탑승을 자원한 다를랑드 공작은 파리 교외에서 열기구를 타고 25분간 날았다. 9㎞를 비행했고 최고 914m(3천피트)까지 올라갔다.

풍선 속 공기를 데워 하늘로 치솟게 하는 열기구는 한 해 전에 몽골피에 형제가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위험성 때문에 기구를 밧줄에 묶어 놓았기 때문에 수십m 상승하는 게 고작이었다. 로지에는 비행할 수 있도록 두꺼운 종이로 풍선을 만들고 버너로 밀짚과 나뭇가지를 태워 상승력을 얻고 방향도 조절했다. 국왕 루이 16세가 첫 비행을 앞두고 죄수를 태울 것을 권했지만 그는 과감하게 탑승했다. 여관 주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화학과 물리학에 정통해 귀족이 된 만큼 용감했다.

1785년 실험 끝에 장거리 비행법을 고안했다. 풍선에 공기보다 가벼운 수소를 채우고, 공기를 데우는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는데 오늘날(수소 대신 헬륨)에도 쓰인다. 도버해협 횡단에 나섰다가 풍선의 바람이 빠지면서 폭발, 사망했다. 첫 비행사이자 항공사고의 최초 사망자로 기록된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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