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외국어·과학 고난도 문제 많아

입력 2009-11-13 09:02:04

언어-비문학 독해 어려워, 수리-기본개념 문제 평이, 외국어-추론력 요구

2010학년도 수능시험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쉽거나 비슷했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운 영역이 많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특히 언어와 외국어, 과학탐구 영역에서 난이도 높은 문제들이 상당수 출제돼 변별력이 확보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리는 가형과 나형 모두 쉽게 출제됐으나 가형 응시자의 수준이 높고 나형 응시집단이 많다는 특징 때문에 표준점수 차이는 그리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어영역=9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쉬웠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많다. 듣기와 쓰기는 기존 출제 경향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자료로 문항을 구성했다. 문학의 경우 이문구의 관촌수필, 송순의 면앙정가, 윤흥길 소설 장마를 각색한 글 등 수험생들이 접해본 지문이 많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비문학에서는 인문 분야 지행론, 과학 분야 미생물의 종 구분, 악보에 쓰이는 음악 기호 등 다양한 제재가 출제돼 형태상으로는 지난해 수능과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주제가 낯설고 독해 자체가 어려워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풀이 자체가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수리영역=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교사들이나 학원가의 분석도 비슷했지만 일정 수준의 변별력은 유지했다는 평가다.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면 풀 수 있는 계산이나 이해력 측정 문제는 평이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추론 과정이 필요하거나 정의, 개념을 문제에 적응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들은 다소 어려웠다.

가형은 함수에 대한 표현과 해석 능력을 묻는 문제가 많은 반면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공간도형과 벡터 부분이 쉽게 출제돼 체감 난이도를 떨어뜨렸다. 나형은 수열, 극한 관련 문제가 조금 어려웠을 뿐 나머지는 익숙한 유형이었다.

▶외국어영역=수험생들을 가장 힘들게 한 영역이었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이미 적용된 대로 난이도가 높은 빈칸 추론 유형이 더 출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듣기와 말하기는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를 중심으로 출제돼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읽기와 쓰기에서 변화가 생겨 글의 전반적인 이해와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어났으며 빈칸 추론과 제목 추론, 장문독해 등이 특히 어려웠다. 중·하위권은 점수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질 수 있으며 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확보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사회탐구=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예년과 같이 시사 문항, 자료 분석 문항, 복합적 사고를 요하는 문항이 강세를 보였다. 국사의 경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포함된 고난이도 문제가 까다로웠으며 한국지리와 경제지리는 계산을 해야 하는 분석 문제가 어려웠다. 정치는 평이했으나 정치 쟁점에 대해 유권자의 입장과 후보자의 성향을 좌표상에서 계산하는 신유형의 문제가 눈길을 끌었다. 시사적인 제제로는 성년 후견제에 대한 민법 개정안, 대통령제 관련 헌법 개정 제안안, 일본에서의 막걸리 열풍, 타미플루 제약사의 특허권 문제 등이 활용됐다.

▶과학탐구=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워졌다는 반응 속에 과목별 난이도 조정에는 문제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유형은 기출문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개념의 응용, 자료 분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다수 출제된 것도 비슷했다. 물리는 문항 길이가 전반적으로 길고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수험생들이 어려워했다. 화학 역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포함시킨 고난이도 문제가 까다로웠다. 생물은 자료 해석력을 측정하는 문제, 분류 단원의 문제 등이 높은 난이도를 보였다. 지구과학은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문제가 여럿 포함됐으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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