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바이오팜㈜
신데렐라의 골칫거리는 새엄마이고, 과수농가의 골칫거리는 새들이다. 까치·꿩·산비둘기들을 물리치기 위해 허수아비도 세워보고 약도 뿌려보지만 늘 신통찮다. 골치 아픈 과수농가에 입소문 난 유해조류 기피 제품이 있으니 바로 '닥터 배트'다. '닥터 배트'는 전진바이오팜(대표이사 이태훈)에서 만든 친환경 조류 기피제다. 계피와 페퍼민트 등 허브류로 만들어진 천연 바이오 제품으로 작은 용기에 담아 나무 한그루당 2, 3개 정도 설치해 놓으면 새떼가 과수원에 접근하지 않는다. 인체에 무해하며 새들의 시각·촉각·미각·후각을 자극해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특허까지 받은 이 제품이 대구테크노파크 벤처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역사
2004년 직원 5명으로 출발했다. 친환경 천연 조류기피제, 항생제 대체 기능성 사료 첨가제, 청정유기 축산물 등의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직원 45명, 올해 매출 목표 200억원을 자랑한다. 2010년에는 두 배인 4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6년 친환경 천연 조류 기피제를 개발, 국내외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조류의 시각·후각 등 다중감각을 자극해 접근을 막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이 제품의 성공으로 창업 초기 연구개발 투자로 인한 자금 압박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 전진바이오팜은 제품 개발 후에도 3년간에 걸쳐 실증시험과 현장 테스트를 했다. 지난해 경북도농업기술원에 의뢰해 안동과 예천의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테스트를 했는데, 유해조류 피해를 90%나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술성을 인정받아 2007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초기 기술화 기업' 투자를 유치했으며, 2008년 KB인베스트먼트, KTB캐피탈, 키움인베스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선도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았다.
◆주력 제품
'닥터 배트'가 주력 제품이다. 관련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국제특허 출원 중이다. 2009년 8월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인증하는 NEP(new excellent product)도 획득했다. 조류기피제는 국내만 4천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게다가 전신주, 건물에도 조류 피해가 커지면서 지속적으로 공급처가 늘고 있다. 현재는 한국전력공사, 인천항만공사, 농협, 대구경북능금농협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태국, 싱가폴로 수출하고 있으며 10월에는 싱가포르 경찰청 입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호주, 일본, 중국에는 현지 기업과 공급 계약을 하거나 합작 기업 설립을 논의 중이다. 이 제품은 유해조류 피해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경제적이다. 1ha의 면적에 설치할 경우 1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공항·한전에서도 효과를 인정받았으니 농가에서의 새 피해 예방 효과는 더할 나위 없다.
올해 연말에는 설치류 및 멧돼지 기피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멧돼지 피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전망. 이미 현장 테스트는 완료했고 효과가 상당하다고 했다.
또한 상황버섯에 함유된 '베타글루칸'을 이용해 만든 항생제 대체 기능성 사료 첨가제도 만들고 있다. 항암 작용과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사료다. 이런 바이오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청정유기 축산물 사업 부문도 보유하고 있다. 위탁농장과 계약해 개발한 사료와 사료 첨가제를 투여해 고급 돈육을 가공하고 있다.
◆기업 정신
전진바이오팜은 끊임없는 연구만으로 성공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태훈(36) 대표는 "농가의 새 피해를 막을 수 없을까?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 피해를 막을 수는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하고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 기술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기업 이념도 '생명공학 그 이상의 가치'라고 한다. 언론에 꾸며 포장해 보일 줄도 모르고 대표이사의 멋들어진 이념도 내놓지 못했다. 대신 항상 '새들이 싫어하는 냄새는 무엇인가?' 만을 고민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을 확충하는 데 무엇보다 정성을 들이고, 경북대 수의학과, 충남대 수의학과, 대구바이오산업지원센터 등과 산학협력을 통한 정부 지원 사업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기업은 무뚝뚝하지만 제 갈 길을 묵묵히 걷는 경상도 남자를 닮았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