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직격탄…작물 품종전환 대책 마련해야

입력 2009-10-16 10:29:26

10년새 확 달라진 생육환경

충남 금산의 인삼재배농가들은 5년 전부터 경북 청송으로 재배지를 옮기고 있다. 금산은 청송지역보다 기후가 따뜻하지만 오랫동안 인삼을 재배해오면서 지력손실이 큰 데다 기후변화로 금산보다 서늘한 청송에도 인삼재배가 가능해졌기 때문. 이 때문에 청송읍과 파천면의 1천여 인삼재배농가 가운데 70% 이상은 금산의 인삼재배농이 진출한 것이다.

'대구 사과'도 옛말이다. 사과는 기후온난화로 현재 강원도 영월(72ha)과 양구(40ha)까지 북상하면서 주산지가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농작물의 재배품종, 재배지역 및 시기, 재배유형, 품질 등 생산양태를 바꿔놓고 있는 것.

경북 주요 농산물인 복숭아, 포도의 주산지가 충북과 강원으로 옮겨가고 동해안의 온수성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하는 대신 냉수성인 명태와 도루묵 어획량은 감소하는 등 기후 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양태가 크게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을 비롯한 각 지자체가 생산품목 전환, 신품종 및 재배법 개발, 농작물 재배환경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 환경변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북도와 통계청에 따르면 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기온 상승으로 최근 10년 동안 농산물 주산지와 재배면적, 수산물 생산추이 등이 크게 바뀌고 있다.

복숭아는 동해(凍害) 발생지역이 줄면서 전국 재배면적이 96년 1만㏊에서 2005년 1만5천㏊로 늘면서 주산지가 경북에서 충북으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포도는 주산지인 경북지역 재배면적이 96년 1만2천㏊에서 2006년 8천400㏊로 준 반면 강원지역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112㏊에서 205㏊로 늘었다. 온대과일인 사과의 경우 아열대 기후대가 확장되면서 전국 재배면적이 96년 5만2천㏊에서 2007년 2만9천㏊로 줄면서 주재배지는 북상하고 있다.

이처럼 사과는 영천에서 강원도 영월과 양구로, 복숭아는 청도에서 충북 음성과 강원 춘천으로, 포도는 김천에서 영월로 각각 주산지가 이동하고 있다.

또 기후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동해 주산지인 오징어가 서해에서도 잡히고, 온수성 어종인 고등어, 멸치 어획량이 늘어나는 대신 냉수성 어종인 명태, 도루묵의 어획량은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기온은 0.74℃ 올랐지만 한반도는 세계평균의 2배인 1.5℃ 상승, 기후변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체계 변화가 더 심하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따른 농어업 재배 및 생산 대응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북도 김종수 FTA농축산대책과장은 "지역별로 기후온난화에 대응한 생산품목 전환이 시급하고, 농산물 재배기술 개발과 화석연료 투입이 낮은 친환경농업 육성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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