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동남권 신공항' 무력화 의혹

입력 2009-10-05 10:44:38

서울역∼인천공항 KTX 연결 추진

국토해양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40여분만에 도착하는 도시철도(인천공항철도)가 있는데도 KTX(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동남권 신공항 조성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최근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20여분만에 도착하는 KTX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인천간 KTX가 건설될 경우 대구권에서도 2시간 30여분만에 인천공항 도착이 가능해 인천공항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무산 논리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코레일 관계자는 "국제적인 공항은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고속(Express)화가 세계적인 추세다"며 "서울~인천간 KTX 건설은 교통수요를 고려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영남권의 해외 이용객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 교통전문가들은 서울~인천간에 연간 1천500여억원의 적자가 나는 도시철도가 있고 수도권에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인천대교가 곧 개통되는데도 KTX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며 정부가 서울~인천 KTX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무용론을 위한 논리로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한국 전 지역에서 2시간 안팎의 시간대에 인천공항 접근이 가능하면 일주일에 3천200여편이 뜨는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이 전국을 커버하는 원(One) 공항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조성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명실상부한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이 1종 공항이라면 동남권 신공항은 이를 보완하면서 2천만 남부권 주민들의 국제적인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1.5종 공항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10, 20년 뒤 항공수요와 남부권 경제규모를 감안해 준 허브공항을 반드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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