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중저가 양극화…홍삼 제품 '신종플루' 덕 봤다

입력 2009-09-30 09:47:43

추석선물 뭐가 많이 팔렸나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고가와 중저가 위주로 양극화가 심했고 인기품목의 판도도 바뀌었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는 홍삼을 비롯한 건강식품세트와 청과, 정육 등은 여전히 선물용으로 많이 팔려나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인기 선물로 떠오른 와인과 민속주, 수산물세트는 올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소매점 등 유통업체들이 추석특판에 나선 17일부터 28일까지 판매실적을 살펴봤다.

◆양극화 속 건강기능식품 강세

고가와 중저가 위주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 경기회복 움직임에 따라 지갑이 두툼한 사람들에게는 수십만원 이상의 한우갈비·정육세트,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등 비싼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신종플루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홍삼·비타민·건강기능식품)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진다. 건강기능식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구백화점에서는 50% 이상, 동아백화점 경우 104%, 롯데백화점은 32.7% 상승했다.

이마트 경우 더덕, 한차, 인삼 등 건강관련 상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홈플러스에서도 인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117% 늘었다.

소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이후 소고기에 대한 안정성이 강화되면서 한우 고기값이 인상됐음에도 정육·갈비세트 등은 지난해보다 잘 팔리고 있다. 지난해 대비 대구백화점은 28%, 동아백화점은 102%, 롯데백화점은 3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과일선물 여전히 인기

과일선물세트의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올해 과일의 경우 추석이 지난해에 비해 늦어 당도가 높은 등 작황이 좋은데 비해 가격은 3∼5% 정도 싸다. 다른 대부분의 선물세트 가격은 올랐는데 비해 과일은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으면서도 푸짐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인기가 꾸준하다.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대비 올해 27% 신장률을 기록했고, 동아백화점은 사과·배 혼합세트가 71%, 롯데백화점은 34%의 신장률을 보였다. 홈플러스도 배 선물세트가 86% 늘었다.

◆실속형 선물세트도 눈길

알뜰족들에겐 1만~5만원대의 실속형 중저가 선물세트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참치, 햄 등 가공식품과 세제, 비누, 치약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 등이다. 대구백화점은 올리브유와 조미료 등은 30% 이상 신장했고, 동아백화점에선 생활용품세트가 26%, 카놀라유와 참치, 햄 등 가공식품선물세트가 51%의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는 가공·생활용품 신장률이 10%였다.

이들 가공·생활용품 선물세트 소비자들은 구입하는 곳을 백화점에서 대형소매점으로 옮겨 가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대구백화점은 올리브유 등 규격산품들은 30% 신장했으나 샴푸, 치약, 세제 등 잡화생필품은 25% 정도 줄었다. 롯데백화점도 가공·생활용품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10%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통조림을 포함한 가공선물세트와 생활선물세트 신장률이 각각 40%와 30%였다. 홈플러스도 통조림선물세트가 72%, 커피·차 선물세트가 59%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류, 공산품, 수산물은 보합세

전통적인 추석 인기선물 상품군인 주류, 공산품, 수산 선물들은 보합세이거나 소폭 증가해 대조적이다. 주류의 경우 몇 년간 인기를 모은 와인 선물세트의 인기가 주춤한 반면 위스키와 전통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대구백화점은 와인 매출액이 전년 대비 5% 정도 줄었고, 위스키는 4%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고의 선물세트로 꼽히던 와인은 한 자릿수 수준으로 매출이 늘었고, 막걸리 선물세트 등 기존에 없던 독특한 저가의 상품을 선보인 민속주 선물세트도 매출 신장률이 10%대 수준이다.

또 고가 선물상품인 굴비의 판매량도 줄고 있다. 올해는 수산물 어획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추석 선물세트용 굴비와 갈치, 멸치 산지가격이 모두 비싸졌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 올 추석 굴비를 포함한 수산물의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정이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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