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유치…"국제사회 주류 부상, 외교사 새 章"

입력 2009-09-26 08:42:52

G20 정상회의 유치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주류로 편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행사로 외교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쾌거"라고까지 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1999년 출범한 G20은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의 연례회의로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회원국 국가수반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성격으로 격상됐고, 이번 회의를 통해 앞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할 정례협의체로 발돋움했다.

이는 지금까지 지구촌의 주요 경제이슈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던 선진국들의 모임인 'G7(또는 러시아를 포함한 G8)의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의미한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들의 권력 분점이란 이야기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G20 개최를 통해 실제 경제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브랜드 향상을 통해 투자대상으로서의 인식이 바뀌고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G20 국가 정상들과 수행원 등 수천명의 방한에 따른 관광 등 관련산업에 대한 기여도 예상된다.

G20 정상회의 유치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치열한 막후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로 자리잡은 G20 회의를 주재한다는 자체가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지위를 상징하기 때문에 일부 국가들은 한국을 견제해왔다는 후문이다.

다행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개최를 적극 지지했고, 일본과 호주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최종단계에서 우리 정부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막판에 뜻을 관철시켰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이 대통령의 '글로벌 경제리더십'과 발 빠른 대응도 유치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워싱턴 1차 회의에서 귀국하자마자 G20 관련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하며 행동에 나섰고 이후 10개월간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또 3차례에 걸친 G20 회의에서 다른 정상들보다 의욕적으로 주요 어젠다를 던지고 논의를 주도했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이처럼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임한 게 양측으로부터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한국 개최에는 미국과 호주의 도움이 컸다"면서 "특히 3차례의 정상회의에서 호주는 '내년 한국 개최 지지'를 적극 표명하며 '바람'을 잡았다"고 전했다.

피츠버그에서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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