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수학능력시험(11월 12일)이 두 달여 남았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도 자녀들 못잖게 초조할 것이다.
부모는 자식이 남다르게 뛰어나길 바라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나는 그 시절 형편이 어려웠으나 어떻게 공부했다는 식으로 반 강요를 하기도 한다. 부모는 이미 시간을 투자했으니 경험하지 않은 자식과 분명 다르다. 그렇지만 다르다는 것만으로 부모는 성에 차지 않는다. 어느 대상과 비교를 하고 자식을 닦달한다.
자녀들도 처음부터 부모를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 잘못이 있는데도 끊임없이 베풀어 주는 부모의 사랑을 통해 느끼면서 알아가게 된다. 부모의 사랑을 깨닫는 데는 이론이 필요치 않고 지식도 중요하지 않다. 그분들이 어떻게 사셨고 어떻게 대해 주셨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같이 자녀 교육에는 어떤 게 올바른지 모범답안이란 있을 수 없다.
'닦달'은 마구 몰아대어 닦아세우거나 물건 따위를 갈고닦아서 다듬는 것을 말한다. "돈을 어서 갚으라고 닦달을 하다."로 쓰이는데 이를 '닥달'로 표기하면 잘못이다. '닦달질' '닦아대다' '닦아세우다' '닦음질'도 받침이 'ㄲ'임을 기억해 두면 좋을 듯.
옳고 바르다라는 뜻의 단어는 '올바르다'이다. 이를 틀리지 않다, 도덕이나 규칙 등에 벗어남이 없다란 뜻의 '옳다'와 '바르다'라는 단어의 합성으로 생각하여 '옳바르다'로 표기하면 안 된다. "올바른 충고." "몸가짐이 올바르다."로 쓰인다. '짤막하다'도 길이가 조금 짧다라는 뜻에서 '짧다'란 단어 때문에 '짧막하다'로 표기하면 잘못이며 "치마 길이가 짤막하다."로 표기한다.
독자로부터 가끔 전화를 받는다. 잘된 기사보다는 문맥이 바르지 않거나 잘못된 글자에 대한 항의 전화가 대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8월 11일 오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병세 악화로 입원해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경상북도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지적공부에 등록돼 있지 않은 울릉도 주변의 미등록 바위섬들을 첨단 측량 기술을 이용해 관측하는 행사를 가졌다."
위 문장 '병문안'과 '바위섬'도 마찬가지다. 첫 문장에 나오는 '병문안'이 어른을 찾아뵙는 '문안'이나 앓는 사람을 찾아보고 위로하는 '문병'으로 표기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지만 '병문안'도 '문병'과 같이 병으로 앓고 있는 이를 찾아가서 위로하는 뜻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문장의 '바위섬'에 대해 '섬'은 둘레가 물로 둘러싸인 육지인데 바위로 된 섬이 적합하냐고 했으나 '바위섬'은 바위가 많은 섬, 또는 바위로 이루어진 섬이란 뜻으로 부적합한 표현은 아니다. 옛 사전에 '바위섬'이 등재돼 있지 않아 생긴 오해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시간을 내어 신문기사에 대해 지적을 해주는 독자가 있어 고마울 뿐이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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