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계획 현실-기대 엇박자

입력 2009-09-11 10:30:53

市, 2020년 인구 260만 예측…팽창위주 장기 발전안 일관

대구 인구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대구시는 '도시 팽창' 위주의 장기발전 계획을 고집,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03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감소 추세로 돌면서 수돗물 소비량과 쓰레기 배출량이 줄고 차량 증가 속도도 둔화되고 있지만 각종 사회기반시설 투자는 인구 증가에 맞춰 추진돼 중복 및 과잉 투자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시는 장기발전계획에서 2020년 인구가 260만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고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통계청은 같은 해 인구를 227만9천명 수준으로 전망, 도시계획의 밑바탕인 '인구 예측'부터 어긋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돗물과 쓰레기, 도로정책 등 곳곳에서 성장 위주의 예측에 맞춘 과잉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대구시의 수돗물 생산량은 2000년 4억1천200만t에서 2006년 3억5천200만t, 2008년 3억4천500만t에서 올해 7월까지는 1억9천900만t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2000년 인구 350만명을 목표로 1천770억원을 들여 문산 정수장 착공에 들어가 지난달 완공했다. 문산정수장은 일 평균 최대 생산량 20만t이지만 절반인 10만t만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6개 정수장은 일 평균 최대 생산량 150만t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80만t 생산에 그치고 있다.

폐기물 배출량도 2006년 하루 7천879t에서, 2007년에는 6천810t, 지난해에는 6천223t으로 줄면서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반입량이 2006년 489만621t에서 2007년 456만899t, 2008년에는 455만230t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은 확장 공사 후 25년 정도 사용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쓰레기 발생량 감소와 대체 처리장 신설로 5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도 지난 96년 57만9천대에서 2000년 69만대, 2005년 84만8천대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2007년 88만1천대에서 2008년은 88만9천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89만7천대가 등록,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특히 생산 활동의 지표인 화물차는 2004년 16만7천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연말 16만1천대로 5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심 통과 차량의 속도도 러시아워를 기준으로 2005년 도심지는 시간당 21.8㎞, 외곽지는 26.9㎞에서 지난 2007년에는 도심지 22.4㎞, 외곽지는 29.6㎞로 빨라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도로는 4차 순환선만 완공되면 도심내는 추가 신설이 필요없는 상태"라며 "2012년 기준으로 차량 등록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구시 도로 계획은 '지속 성장'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도시 장기발전 계획을 수립할 때는 향후 인구 추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대다수 자치단체들이 '성장' 위주의 장밋빛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구도 혁신도시와 국가 산업단지 유치로 인구 증가 효과가 있지만 전체 인구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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