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데이 우리 농산물 애용"

입력 2009-09-10 09:41:26

월 9일 '구구데이'는 '닭고기를 먹는 날', 11월 11일은 '가래떡 먹는 날', 12월 12일은 '벌꿀 먹는 날', 2월 23일은 '인삼데이',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6월 6일은 '고기 먹는 날', 8월 18일은 쌀밥 먹는 '쌀데이', 5월 2일은 '오이 및 오리데이'.

9월 9일 전국의 상당수 농·축협과 농축산업 관련 기관·단체에서 닭고기 소비행사를 벌이면서 국적 불명의 'OO데이' 문화 대신 우리 정서와 정감이 담긴 '○○날(데이)'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하는 날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칠곡군산란계연구회(회장 송인환·63)는 9일 낮 칠곡군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진흥청과 축산연합회 공동주관으로 '구구데이'를 맞아 헛개나무 육계와 솔잎 사료를 먹여 키운 계란 등을 시식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우리 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서양의 '○○데이' 문화를 재고해 봐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에이스데이' '쿠키데이' 등 우리 사회에 유행하고 있는 서양식 '데이'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 이와 관련, 사치성 마케팅 전략에 놀아날 게 아니라 우리 정서에 맞는 날을 개발해 우리 것을 즐기는 날로 유도해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11월 11일은 길쭉한 모양의 1이 4번 이어진다고 해서 '가래떡 먹는 날'이며, 12월 12일은 '한이-honey'에서 착안해 한국양봉협회가 벌꿀 먹는 날로 선포했다. 또 3월 3일은 3이 2번 겹치는 '삼겹'의 날이어서 삼겹살 먹는 날이며, 6월 6일은 '고기 육(肉)'자가 두 번 들어가는 만큼 우리 한우나 돼지고기 소비의 날로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남에서는 8월 18일을 '쌀데이'로 정해 쌀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십(十)자에 팔(八)자가 아래 위로 붙은 쌀 미(米)에서 착안한 것.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의 유통지원 관계자는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아도, 이날이 '농업인의 날'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날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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