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광업제조업 조사통계보고서를 토대로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지역별 녹색 연관 산업집적도를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연관 산업군과 환경산업군을 부가가치의 전국 대비 비중을 기준으로 16개 지자체의 녹색산업 집적현황을 핵심집적지와 유망집적지 및 일반집적지로 구분했다. 경기도가 핵심집적지로, 충남과 경북이 유망집적지로, 충북'경남'울산'인천이 일반집적지로 분석됐고 기타 지자체는 집적도 5% 미만으로 나타났다. 현재 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지만 지역별 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 기준으로 활용하기를 권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광역권 선도사업 선정 등에 활용됐던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의 경우 에너지 및 환경 관련 대기업이 없는 중소제조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에 일반집적지 이하로 평가됐지만, 부가가치 비중 대비 탄소배출량 비중은 53%로 유망집적지인 경북과 충남보다 두 배 이상 양호한 상태로 나타났다. 녹색성장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면 대구의 경우 에너지 다소비 구조의 산업보다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지식 기반형 녹색산업 육성이 바람직한 방향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산업육성에 대한 부처별 실천 전략이 하나하나 구체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구시가 한발 앞서 녹색성장 종합추진계획을 마련하여 발표한 것은 매우 능동적이고 시의적절한 조치다. 게다가 산업의 녹색 전환이 중심축으로 부각하고 있는 점은 매우 바람직한 전략이라 평가할 수 있다. 산업의 녹색 전환이야말로 녹색성장 시대의 바람직한 기업활동 목표이자 전략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껏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이 녹색성장의 주체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도 의미가 높다.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은 에너지 생산, 제조산업 및 수송부문에서 발생한다. 녹색성장의 정부 정책 방향은 에너지 생산 및 수송부문은 정부 주도형으로, 산업부문은 지자체 및 기업이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녹색성장으로 대표되는 신재생 에너지원의 개발 사업이나 스마트그리드 사업 및 자전거 중심 교통체계 구축 등은 정부 주도형의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제조산업의 녹색 전환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중심축이다.
기존 산업의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은 산업발전과 환경문제 해결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 확충을 모색하는 녹색성장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녹색혁신, 산업구조의 저탄소형 설계, 가치사슬의 녹색변환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 지역 산업은 생산 공정의 에너지 사용 효율이 낮고,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 중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느 지역보다 먼저 중소기업의 녹색전환에 힘써야 하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탈바꿈해야한다.
투자여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의 녹색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체계적인 녹색환경구축 실천전략과 기술개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 개별 기업 스스로 참여하여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재정적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나아가 기존 산업단지의 리모델링을 통한 녹색산업단지 전환이나 산업제조-에너지생산-에너지고효율-자원순환을 체계화한 종합적 클러스터 체계의 구축 등을 통해 기업의 녹색성장 환경 구축에 중점을 둬야 한다.
대구시의 녹색성장종합추진계획은 투자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는 초대형 지역사업이다. 경제 활성화를 통한 활력 넘치는 대구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다만 지자체와 일부 경제주체만이 참여하는 사업이 아닌 하나의 소망하는 슬로건 아래 모든 시민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 갈 때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구촌 탄소 배출의 80%가 도시에서 발생하는 요즘 1992년 독일의 '환경수도'로 선정된 프라이부르크가 떠오른다. 이 도시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난방 등을 통해 에너지 및 자원절약에 대한 철저한 시행과 자전거가 승용차보다 빠른 교통체계를 구축해 이상적인 저탄소 녹색도시로 변모했다. 프라이브루크는 사람이 만든 도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조만간 우리나라의 '녹색수도' 나아가 세계의 '저탄소 녹색수도'로 선정되는 대구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이강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경북분원 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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