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네, 행복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또한 선뜻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 속 이야기의 끝은 항상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다. 이렇게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몇 달 전 영국의 어느 기관에서 전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하여 발표한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뜻밖에도 1위는 중남미의 '코스타리카'인 반면 미국은 최하위에 속하는 114위, 우리나라는 68위였다. '코스타리카'라는 나라는 무려 국민의 85%가 '행복하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그렇게 많은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
흔히들 행복은 '자신의 맘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편안한 생활을 해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이와 반대로 가난하여 생활이 불편해도 자신의 마음만은 항상 행복한 사람이 있다. 그렇다. 물질적인 것만으로 행복을 말한다면 당연히 국가들의 GDP에 따라서 행복의 순위도 매겨져야 한다. 그러나 '코스타리카' 라는 나라는 미국보다 우리나라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높았다. '그 이유가 뭘까?'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우연하게도 TV에서 '코스타리카 행복의 비밀' 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두 실험자가 그 나라에 가서 직접 행복의 비밀을 찾아보는 몇 회에 걸친 실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지수 1위인 이 나라에는 소위 말하는 행복 조건은 없는 듯 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고,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지 도시의 집집마다 온통 쇠창살로 되어 있고, 이혼율이 높아 결혼 25주년 등이 되면 교회에서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풍습을 장려하고 사회의 약자·빈곤자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더 없이 힘들어 보이는 그런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회적 조건이 다소 열악할지라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연적 조건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노숙자까지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하니 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천성적으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그들은 남과 비교하여 스스로를, 서로를 힘들게 하지 않고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고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았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비교하고 비교당하면서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의 행복을 찾고 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보면 행복했다가도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금세 불행해진다. 특히 엄마들의 내 아이와 남의 집 아이 비교는 끝이 없다. 그 유명한 단어, '엄친아' 가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OECD 국가 중 하위였다고 하니 이 또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시 한 번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천연정(동변초교 2년 정민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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