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귀의 날'을 맞아 알아보는 '메니에르병'
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귀의 날'. 최근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병 중 하나인 메니에르병이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이 병을 앓다가 어지럼증을 견디지 못해 귀를 자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주로 발병했던 이 병은 최근 한국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만2천명이 메니에르병을 앓고 있다.
◆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우면 의심을
이 병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귀가 먹먹해지면서 어지럼증이 오는 것이다. 난청이나 귀울림이 선행되기도 하며, 어지럼증은 구토를 일으키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은 여러 차례 반복해 생기기도 하며, 증상이 있을 때마다 귀울림이나 난청도 심해져 청력을 완전히 잃기도 한다. 이때는 주저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가장 고통을 주는 증상이다. 갑자기 시작해 수분 내 최고조에 도달해 한 시간 이상 지속된다. 발작은 몇 주일이나 몇 개월 동안 일어나며, 발병 중 개인차에 따라 정지기간이 계속될 수도 있다. 현기증이 있을 경우 안구진탕(눈동자가 한쪽으로 왔다 갔다 함)과 구토, 발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오래 되면 세상이 자기 주위를 도는 것 같거나 자기 자신이 도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해 점차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게 된다. TV와 라디오 등의 큰소리나 자신의 머리 움직임 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메니에르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서서히 나빠지는 경과를 보이는데 어떤 사람은 급속히 진행되기도 해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고도 없이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는 일정 기간 이후 자연적으로 증상이 없어지거나 좋아지는 기간이 수년간 계속되기도 한다. 한쪽 귀에 메니에르병이 발생한 사람은 다른 귀에도 일어날 수 있다.
어지럼증은 한 달에 3~10차례 정도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병이 발생한 후 2년 정도 지나면 환자의 절반 정도가 어지럼증이 없어진다. 어지럼증이 호전되는 이유는 평형기관의 기능이 회복됐기 때문이 아니라 속귀의 평형기관이 손상을 입어 더 이상 기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어지럼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빈도가 줄어드는 반면, 청력 손실은 계속 진행돼 청력을 완전히 잃거나 귀울림이 지속돼 환자의 삶에 큰 고통을 주기도 한다.
◆예방이 중요
메니에르병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없지만 진단 이후의 발작은 생활수칙을 잘 지켜 막을 수 있다. 메니에르병 환자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은 물론 적당히 운동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음식은 싱겁고 자극이 적은 것을 먹어야 한다. 커피와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기호품도 가능한 한 삼가야 한다. 비타민 B'C의 섭취는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도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어지럼증 등의 증상 발작이 발생했을 경우 가능하면 딱딱한 곳에 눕거나 앉아야 한다. 될 수 있는 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을 감고 있더라도 머리를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악화될 수 있다. 눈을 약간 먼 곳의 정지된 물체에 고정시키려 노력하면 도움이 된다.
어지럼증이 심한 경우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음식이나 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이 사라질 때까지 누워 있어야 하고 서서히 일어나야 한다. 급성 발작이 사라지면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운전이나 기계조작 등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급성 발작시 주의해야 한다.
예방요법과 더불어 증상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신경안정제와 이뇨제,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처방받으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청력이 중등도 이상으로 떨어질 경우 수술 요법을 고려하기도 하며, 수술은 발작 횟수를 줄이거나 청력을 보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귀울림이 커지거나 청력이 떨어지고 심한 현기증으로 인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할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메니에르병 환자의 생활 수칙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충분 히 잔다.
▷매우 싱겁고 자극성이 적은 음식을 먹는다.
▷술과 담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커피와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기호품을 피한다.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비타민 B와 C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이상흔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남성일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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