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오늘 황해도에서 태어난 그는 사슴처럼 여렸고, 고독과 애수를 시에 오롯이 담았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로 시작되는 '사슴', '눈오는 밤', '사슴처럼' 등을 통해 애틋한 향수를 노래했다.
일제강점기에는 태평양전쟁을 찬양하는 시 '군신송' 등을 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부역혐의로 투옥됐다.
이화여전 재학시절 '밤의 찬미' '포구의 밤' 등을 발표했고, 1935년 '시원' 창간호에 '내 청춘의 배는'을 발표하며 등단한 뒤 '조선중앙일보' '매일신보' 기자 등을 지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 피난가지 않고 좌파작가들이 주도한 조선문학가동맹에 가입해 문화인 총궐기대회 등 행사에 참가했다 이후 부역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옥중시집 '별을 쳐다보며'(1953)에 실린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에는 현실에 대한 혐오감과 깊은 고독감이 담겼다. 남색 치마와 흰 저고리를 즐겨 입었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한국 현대사의 격변기에 상처를 입었고, 고독과 슬픔이 담긴 서정적인 시에 몰입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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