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물량 절반 월세…전세 품귀 현상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자 아파트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고 있으며, 심지어 집 주인들이 전세를 올려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 인상을 포기하는 이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의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중소형 평형의 전세물량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집 주인들은 전세를 거둬들이고 월세로 전환,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아파트의 전세와 월세 비율은 고금리 시대의 경우 8대 2 정도였으나 요즘 들어 그 비율이 6대 4 정도로 월세 물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 물가상승과 이자소득세 등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고 있고 안전한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 주인 입장에선 전세의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수성구 A공인중개업소는 "집 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꿔 중개를 의뢰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특히 중소형의 경우 월세물량이 절반에 이른다"며 "보통 전세금을 받으면 정기예금이나 수익성 있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금리가 낮은 데다 부동산시장마저 얼어붙어 집 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아파트 전세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최모(39·북구 침산동)씨는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고 여러 중개사무소를 찾았는데 전세보다 월세 물건이 많아 걱정"이라며 "104㎡ 아파트의 월세가 60만~70만원이나 돼 월급쟁이에겐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다.
반면 전세를 올리고 싶어도 올리지 못하는 집 주인들도 있다. 지난달 이모(41·달서구 상인동)씨는 2년 전 8천만원에 놨던 아파트 전세를 1억원으로 올리려 했으나 세입자가 이사를 하겠다는 바람에 이전 조건으로 재계약을 했다. 이씨는 "다른 세입자에게 2천만원을 더 받더라도 중개수수료와 실질금리 등을 고려하면 실익이 별로 없어 같은 조건으로 기존 세입자와 1년 연장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권오인 자문위원은 "저금리 시대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월세 전환까지 늘어 이사철인 가을이 되면 전세난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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