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2월 일방적으로 단행한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 및 개성공단 등 체류 제한 조치를 오늘부터 풀겠다고 통보해 왔다. 남북을 오가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은 물론 남북 간 소통 채널을 다시 트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최고 실세와 대남 라인 총책을 포함한 조문단도 오늘 서울에 들어와 1박 2일 동안 머물다 간다. 남북 관계의 회복이 예상되는 조치들이다.
조문단의 서울 방문을 바라보는 우리 당국의 입장은 아직 신중하다. 일단은 애도 목적으로 보고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실세 조문단이 22시간 50분 동안 머무르겠다는 것은 단순한 애도 차원을 넘어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대남 라인을 남측에 선보이려는 것에서 나아가 어떤 식이든 당국 간 접촉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전격적으로 당국 간 접촉을 제의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는 시나리오까지 예상되고 있다.
남북 관계의 회복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남북 간 접촉에는 원칙이 필요하다. 북쪽이 유화적으로 나왔다 해서 기다렸다는 듯이 감지덕지할 것 없다. 김정일 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간의 5개 항 합의를 실행에 옮기려면 당연히 남북 간 대화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일방적 조치와 통보로 남북 관계를 얼어붙게 하는 상호 불신의 토대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무의미하다.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의 해결이 남북 화해의 최우선 조건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인들은 저들이 언제 또 같은 트집을 잡을지 우려하고 있다. 남북의 만남과 대화의 결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쪽의 실천 의지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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