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은 피부가 먹는 음식이다.
그런데 식품에는 유통기한이 찍히듯이 화장품에도 지켜야 할 유통기한이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실제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화장품도 유통기한이?
그동안 화장품은 일부 기능성 제품을 제외하고는 유통기한 대신 '제조년월일'만 표시돼 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화장품의 유통기한과 성분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화장품이 생필품인데도 유통기한과 성분표시가 의무화되지 않아 국민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생산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내용물이 변색되거나 효능이 떨어지며 심할 경우에는 자극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기초화장품은 개봉 후 1년 안에
스킨, 토너, 로션 등 기초 화장품의 경우 개봉하지 않은 상태라면 2년 정도를 유통기한으로 정하고 있다. 만약 개봉된 상태라면 1년 정도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의 보관은 자외선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해야 하고 개봉 후에도 서늘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화장품의 변질을 막는 길이다.
화장품을 냉장고에 보관했다면 화장품을 다 사용할 때까지 계속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온도 변화가 생기면 화장품의 변질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화장품의 내용물이 걸쭉하게 변하거나 기름과 물로 분리되는 경우, 또는 구린 냄새가 나는 등 화장품 본래의 냄새가 아닌 역한 냄새가 나면 변질 징후라고 봐야 된다. 또 토너는 침전물이 생기고 물과 오일 성분이 분리돼 있다면 변질됐다는 증거다.
◆에센스 & 크림
에센스는 통상적으로 크림보다 제품의 변질이 빠르지는 않지만 2년 이내에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의 미개봉시에는 3년, 개봉했으면 6개월 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변질된 에센스는 내용물이 기름과 물로 분리되거나 냄새가 달라진다.
크림 화장품은 화장품 중에서도 유분을 가장 많이 함유한 제품이기 때문에 미개봉시 3년, 개봉시 1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화장품 입구가 넓기 때문에 제품 오염 우려가 높은데, 크림 화장품을 사용할 때 손으로 떠내지 말고 화장품 스푼(스패출러)을 사용해야 한다.
화장품을 따뜻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면 변질을 막을 수 있지만, 너무 차가운 곳에 보관하게 되면 뻑뻑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된다. 내용물에 곰팡이가 피거나 제품이 분리되고 냄새가 나빠지면 변질을 의심해 봐야 된다.
◆다른 것들은?
메이크업 기초제품, 파운데이션, 스킨커버 제품은 기초제품보다 변질이 쉽게 되지는 않지만 미개봉시 2년 6개월 이내, 개봉시 1년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역시 습하거나 더운 장소를 피해 보관해야 된다.
파우더, 아이섀도, 블러셔 등은 메이크업 제품 중에서 변질이 가장 안 되는 제품이지만 용기 주변의 날린 가루를 잘 닦아줘야 오염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립스틱은 비타민E를 비롯한 영양성분이 많아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입술에 직접 발랐다면 휴지로 한번 닦아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수명 연장 방법이다.
여름에 주로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지난해 쓰고 남은 것은 버리는 것이 좋다. 제품 개봉 후에는 자외선이 미치지 않는 서늘한 장소에 보관하며 시간이 경과돼 묽게 나오는 경우에는 사용을 하면 안 된다.
◆여름에는 특히 주의!
35℃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 화장품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장마철의 높은 습도 역시 화장품에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모든 화장품은 실내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 실내가 습하거나 찜통 같지 않은 이상, 구태여 냉장보관을 할 필요는 없다. 로션, 크림 등의 일반적인 보습류 제품들은 실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고 효소성분의 크림, 팩, 클렌저는 일정 온도 이상의 온도와 수분이 효소와 활성화되므로 차가운 온도에서의 보관은 피해야 한다.
반면 아이라이너 펜슬이나 토너, 진정팩과 비타민C 등의 기능성 제품과 아이젤 등은 차갑게 보관한다.
◆이 정도는 알아두자
화장품에 표시된 'MFD' 'MFG' 'M' 등은 'manufactured'(만들어진)의 약자이고, 뒤에 오는 숫자가 제조년월일을 뜻한다. 예를 들어 'M 15.05.09'은 '2009년 5월 15일 제조'를 뜻한다.
'M0909411'에서 09은 2009년을, 094는 1년 중 94번째의 날로 4월 4일을 의미하고, 뒤에 11은 생산라인을 뜻한다.
또 'I09H30'의 알파벳 'I'는 알파벳순서로 9번째이므로 9월을, 09는 생산연도인 2009년을, H는 생산공장을 나타내고 뒤의 30일은 날짜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제조일은 2009년 9월 30일인 셈이다.
◆화장품 재활용법
유행이 바뀌었거나, 유통기한이 약간 경과한 화장품들은 애물단지가 되기 쉽다. 하지만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색조 화장품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쉽게 싫증이 나고,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 쓰는 트윈케이크는 면봉을 이용해 고운 가루로 만든 뒤 파우더와 섞어준다. 트윈케이크의 커버력과 파우더의 가벼운 느낌이 더해져 간편하게 화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파우더가 탄생된다. 여기에 하얀색 펄 가루를 골고루 섞으면 얼굴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하이라이트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피부 톤보다 어두워서 사용하지 않는 파우더가 있다면 얼굴 윤곽을 또렷하게 해 주는 쉐딩 파우더로 사용할 수 있다. 얼굴 주변을 감싸듯이 발라주면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를 준다.
유행이 지난 짙은 컬러의 아이섀도의 경우, 화장수에 묻혀서 눈매를 또렷하게 연출해 주는 액체타입의 아이라이너로 활용이 가능하다.
계절이 바뀌고 유행이 변할 때마다 구입하게 되는 립스틱은 미처 다 쓰기도 전에 새 제품을 사기 쉽다. 립스틱과 바세린을 2대3의 비율로 섞어주면 자연스러운 색감에다 보습효과도 탁월한 립밤이 만들어진다.
화장품을 재활용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스킨, 로션, 에센스 같은 기초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인 만큼 개봉 후 1년이 넘지 않아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만약 1년이 조금 지났거나 피부타입에 맞지 않아 방치해 둔 제품이라면 얼굴보다 몸에 바르는 크림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오래된 영양크림은 살구씨 가루를 섞어 몸의 각질을 제거하는 바디 스크럽제로 이용할 수 있다.
◆화장품, 잘 버리자
쓰다 남은 화장품을 버릴 때도 주의해야 한다. 화장품에 흔히 들어있는 형광증백제, 방부제, 계면활성제 성분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특히 오일 성분은 쉽게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토양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일으킬 수 있다.
고압가스를 사용하는 에어로솔 제품(무스, 면도크림 등)은 사용 후 가스가 없는지 확인한 뒤 버려야 한다.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에 함유된 프탈레이트라는 성분은 독성이 있어 몇 년 전 국내 환경단체에서 퇴치캠페인을 벌인 바도 있다. 화장품을 살 때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인지도 생각해두자.
대백프라자점 잡화팀 화장품담당 전지은 계장은 "통상적으로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화장품을 쓰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기초화장품과 파운데이션은 1년 이내, 마스카라는 3개월에서 6개월, 아이섀도와 립스틱 같은 색조화장품은 2년내다. 버리는 것이 아까워 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사용하다 보면 피부 트러블을 일으켜 더 큰 금전적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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