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자녀 사교육비 가장 큰 부담"

입력 2009-07-28 09:14:44

달서구 결혼이주자 가정 조사

대구 지역 다문화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의 사교육비 부담이며,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2명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5월 달서구 내에 사는 결혼이민자 가정 733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방문 조사한 결과, 자녀가 있는 433가구 중 279가구(64.5%)가 자녀의 사교육비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물가가 높고 임금에 비해 사교육비가 너무 부담된다" "어린이집 등 자녀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최종 학력은 대졸 이상이 157명(21.4%)이었으며 고졸 300명(40.9%), 중졸 이하 276명(37.7%)으로 조사됐다. 결혼이주여성과 결혼하는 한국인 남성의 상당수가 저학력, 저소득층인 점을 감안하면 부부의 학력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의 연령은 20, 30대가 78%(557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문화가정을 이루는 결혼이주자들은 한글 교육과 취업 지원을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응답자 1천670명(복수 응답) 가운데 14.2%(318명)가 한글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12.2%(275명)가 취업 교육을 받고 싶다고 희망했고, 한국음식체험(10.8%), 컴퓨터교육(9.9%) 등을 원하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취업 관련 교육을 원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상당수 다문화가정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하기 때문. 실제 한국 생활이 불편하다고 응답한 결혼이주자는 절반이 넘는 424명(57.8%)에 이르렀고, 어려움의 이유로 '언어 소통'(22.4%·97명)과 '경제적 지원 및 취업'(16.7%·71명)이 가장 많았다.

취업을 원하는 결혼이주자들이 가장 갖고 싶은 직업으로 전체 응답자의 24.4%(273명)가 '관광통역 및 번역'이라고 답했으며 '식당 도우미 등 서비스직'이 15.5%(173명)를 차지해 자국어 구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직업을 많이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주자 중 한국생활에 필요한 지원서비스를 받은 이들은 53%(593명)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적응 지원을 받지 못한 다문화 가정의 절반 이상이 '어디서 하는지 몰라서'(199명·52.1%)를 이유로 들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홍보나 기관 연계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결혼이주자 중 75.2%(525명)가 같은 국가 출신의 친구나 인터넷을 통해 혼자 한국 문화를 이해한 것으로 조사돼,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나 부정확한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됐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74%가 7세 미만인데도 엄마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서투른 경우가 많아 대안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외국인근로자 위주에서 다문화가정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는 한편 지원 기관과 다문화 가정이 잘 연계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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