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신종인플루엔자A(H1N1·이하 신종플루) 태풍이 대구경북에까지 불어닥치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에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에 초등학교생들도 포함돼 있어 학교·학원 내 감염 가능성이 크고, 방학·휴가철까지 겹쳐 교환 학생 프로그램, 국내외 여행 등으로 인한 감염 확산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플루,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얼마나 감염됐나
지난 4월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플루가 미국, 캐나다 등을 비롯해 세계를 강타, 7일 현재 세계 135개국에서 9만4천512명의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나라별 발생 환자 및 사망자 수 발표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공지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6일 현재 확진된 환자는 615명으로 대부분 미국·멕시코·캐나다 등 환자 발생이 많은 지역의 현지인이거나 이곳을 여행한 사람, 이들과 긴밀 접촉자가 대부분이다. 특히 지금까지 신종플루 안전지대였던 대구경북에도 이달 들어 확진 환자가 나타난 뒤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 전염 및 2차 감염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현재 대구의 경우 초교생 6명, 중학생 1명 등 15명이 확진 환자로 밝혀졌고, 경북도 중학생 4명을 포함, 13명이 확진 환자로 드러나 격리 치료 중이다.
◆감염 경로 및 증상
신종플루는 사람·돼지·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이 혼합, 변이를 일으켜 생긴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여서 아직 신종플루의 감염 경로에 대해선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다만 일반적인 계절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 방법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절인플루엔자는 비말감염(공기매개감염)으로 전파되는데, 주로 감염된 사람의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2m 내에 있는 사람에게 전파된다. 식품으로는 전파되지 않고, 70℃ 이상 가열 조리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
신종플루의 잠복기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1~7일 정도로 추정되고, 전염기는 증상 발생 하루 전부터 증상이 사라질 때(증상 발생 후 7일)까지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 전염기가 10일 이상 지속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증상도 계절인플루엔자와 비슷해 발열(37.8℃ 이상), 기침, 목 통증, 콧물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사람에 따라 구토나 설사, 무력감, 식욕 부진, 메스꺼움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얼마나 위험하나
현재까지 확정 진단을 받은 감염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0.45%(429명/9만4천512명)로 다른 인플루엔자에 비해 치사율은 크게 낮은 편이다. 또 증상이 심하지 않고 치료하면 대부분 빨리 회복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른 인플루엔자와 전파 방법, 증상 등이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방심해선 안 된다. 돼지 인플루엔자의 경우 가벼운 호흡기 질환에서 탈수, 폐렴, 급성호흡부전 등이 나타났고 숨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우려가 있는데다 신종플루 감염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폐구균 등 세균성 질환에 감염되면 사망 위험도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실제 스페인독감의 경우 사망 원인이 독감 자체보다 세균성 폐렴에 의한 2차 감염이 더 많았고, 아시아독감 유행 때도 2차 감염인 폐렴이 주 사망 원인이었다.
◆치료 및 예방법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상품명 릴렌자)'를 치료제로 추천하고 있다. 그러나 초기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세균성 감염 등 2차 감염에 따른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서도 환자를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신규 감염을 막기 위해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신종플루는 호흡기를 통해 사람간 감염이 이뤄지는 만큼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화장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화장지를 버린 뒤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되도록 신종플루 위험 지역으로의 여행, 방문을 삼가는 게 좋고, 해외 위험지역에 다녀오거나 의심 환자와 접촉한 뒤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해당 지역 보건소에 연락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지침을 따라야 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허지안 영남대병원 감염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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