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보 백지화"…전국 시민·환경단체 뭉쳤다

입력 2009-07-17 09:05:27

안동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와 서울·구미의 시민,환경단체들이 16일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안동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와 서울·구미의 시민,환경단체들이 16일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하회보 설치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보설치 백지화를 촉구했다.

안동지역 시민단체와 대구경북 환경단체들이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을 가로질러 들어설 계획인 '하회보'(본지 6월 26일자 4면 보도) 설치 반대 운동에 나섰다.

하회보 설치 반대 운동에는 누리꾼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와 지자체들은 하회보설치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동농민회, 안동 문화의 숲을 가꾸는 사람들 등 안동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열린사회를 위한 안동시민연대'와 낙동강지키기대구경북시민행동, 대구 환경운동연합, 서울 환경운동연합, 구미 YMCA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16일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하회보 설치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보설치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하회보와 구담보의 건설은 현재 안동시가 추진 중인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뿐 아니라 하회마을 부용대 앞의 백사장을 수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만송정 소나무 숲의 생태를 위험에 빠지게 할 것"이라는 강조했다.

이들은 구담보 설치와 관련, "저지대로 상습 침수구역인 구담지역을 수몰지역으로 만들려는 발상"이라며 "하회보와 구담보까지가 거대한 호수가 되어 결국 홍수때에는 하회마을을 물에 잠기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동시민연대 최윤환 집행위원장은 "보 설치는 하회마을을 재해 위험에 노출시키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의 경우 최근 새 다리를 놓으면서 자연경관 훼손을 이유로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날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시민행동'도 하회마을을 찾아 현장조사를 벌였다. 생태와 지형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은 보가 설치되면 상류는 퇴적층이, 하류는 침식작용이 활발하게 진행돼 지금의 모습을 지키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박사는 "하회보가 설치되면 물 흐름이 정체되고 갈대와 버드나무숲이 만들어지는 등 지금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인공구조물로 인한 생태계와 하천영향, 문화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것은 없을 것"이라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편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베스트 게시판에는 '하회마을 보 설치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하회 설치반대 서명이 진행되고 있으며, 16일까지 1천500여명의 누리꾼들이 반대서명에 동참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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