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의료 수준은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일까?
서울과 대구의 의료 수준이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말이 있었다. 여기에 KTX까지 개통되면서 지역민들의 서울 유출도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실제 지역 환자의 서울 유출 현상은 심각하다. 여기에는 긴 수술 대기 시간, 불친절, 오래된 시설 등이 한몫한다. 그렇다고 의술이 뒤지는 것은 아니다. 전국에서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의 수술 경험'실력과 건수 등 의술을 자랑하는 분야가 적잖다. 특히 대구의 경우 다른 도시에 비해 종합병원이 많다 보니 병원마다 전국 최고 수준인 진료 분야가 있어 지역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역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 질, 이용률은 어느 정도일까.
◆전국에서 인정받는 지역의 우수 의료분야
경북대병원은 1992년 모낭군 이식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96년 국내 최초로 대학병원내 모발이식센터를 설립하는 등 모발이식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식모기를 이용해 세계 최고의 모발생존율(92%)을 자랑하고, 이를 세계 각국에 수출 및 보급하고 있을 정도다. 또 조혈모세포 이식수술과 복강경 수술도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분야다.
영남대병원은 1988년 1월 담도내시경 시술을 처음 시작, 현재까지 1만례를 달성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술 실적 및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원스톱 진료를 위해 '담석클리닉'을 개소, 운영하고 있다. 또 2005년 보건복지가족부'심사평가원의 '뇌졸중 환자 진료 적정성 평가'에서 뇌졸중 치료 잘하는 병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현재까지 800례의 난치성 간질 환자를 성공적으로 수술하는 등 국내 최상위 수술 성적을 자랑하고 있고, 신경과 외래환자 수도 국내 3차 의료기관 중 5위에 해당할 정도로 뇌혈관질환에서 인정받고 있다. 또 부인암 진료 실적도 전국에서 손꼽히는데 복강경 수술은 연간 2천례 정도로 전국 최다 수준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췌장'담도질환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데 췌장'담도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필수인 내시경역행성 담관췌관조영술(ERCP)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ERCP는 다른 병원보다 늦게 시작했음에도 올 현재 1만례를 돌파했고 매년 1천례 이상을 시술하고 있어 서울 대형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보건복지가족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진료 적정성 평가'에서 초기 진단 및 치료, 2차 예방, 환자 관리 등 4개 분야를 9개 지표에 따라 실시한 평가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A등급을 받아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년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술 실적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갑상샘수술 건수에서 전국 5위를 차지했고, 영남대병원은 담도수술(내시경수술) 5위, 계명대 동산병원은 심장수술(인공심박동기삽입술) 8위,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담도수술(내시경수술) 8위, 대구파티마병원은 탈장수술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국 의료기관 평가도 우수
보건복지가족부가 2007년 500개 병상 이상 전국의 종합병원 86곳을 대상으로 진료 및 운영 체계, 부문별 업무 성과 등 15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의료기관평가에서도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영남대병원 등 대구 3개 종합병원이 의료서비스 전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았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임상질지표 평가에서도 폐렴, 수술감염 예방적 항생제, 중환자실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입원'외래를 이용했던 환자 8천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만족도 조사에선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이 외래 B등급, 입원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의료기관 2만5천87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처방할 때 약을 적게 쓰는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에서도 대구경북에서 영남대병원(종합전문병원), 대구가톨릭대 칠곡병원'대구보훈병원'문경제일병원'포항세명기독병원(종합병원)이 최고인 A등급을 받았다.
◆환자 유입 및 지역 의료기관 이용, 전국 2위
대구에서 빠져나가는 환자보다 들어오는 환자가 훨씬 많아 대구가 전국 16개 시'도 중 서울 다음으로 손익계산(환자 유입량-유출량)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16개 시'도별 진료비 유출'입 손익 분석 결과 대구(2천665억6천650만6천원)가 서울(1조5천308억6천802만7천원)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부산, 광주, 대전 순이었다. 대구의 경우 유입 진료비가 유출보다 2.6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구의 경우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이 5개나 되고 종합병원별로 전국 최고 수준의 진료 과목이 골고루 분포돼 있어 환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병원 이용률도 대구가 서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06년 대구경북병원회와 대구시의 의뢰를 받아 '대구경북권역 보건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결과, 특정 지역 환자가 거주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인 '지역친화도'에서 대구가 89.3%로, 서울(89.4%)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다음으로 부산(87.3%), 대전(85.6%), 광주(82.6%) 순이었다. 또 시'도별 서울의 병원에 대한 친화도도 대구가 3.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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