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VS 금연보조제 분류 논란
최근 담배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보다 덜 해로운 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자담배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 아직까지 연초담배와 비교가 되지 않지만 전자담배는 판매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에 힙입어 시장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을 흡입할 수 있는 전자기기로 니코틴 용액이 담겨있는 카트리지, 니코틴 용액을 흡입하기 좋게 수증기 상태로 바꿔주는 전자장치와 배터리로 구성돼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연초담배 대용품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국내에는 3, 4년 전 상륙했다.
담배필터 모양의 카트리지는 일회용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카트리지 속에는 보통 담배 1갑 또는 1갑 반 분량의 정제된 니코틴 용액이 들어 있다. 카트리지는 니코틴 농도와 첨가된 향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누어진다. 카트리지 속 니코틴이 모두 소비되면 카트리지를 교환하거나 용액을 리필하면 된다.
한 전자담배 판매업체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자담배는 거의 수입산이며 판매 업체도 20여곳이 넘는다고 한다. 가격은 제품의 질에 따라 4만~25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현재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판매점에서는 살 수 없다. 판매업체가 지정한 곳에서 구입해야 하지만 지정판매점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기도 한다.
전자담배는 니코틴을 제외하고 기존 담배연기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흡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화재와 간접흡연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전자담배는 여러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역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는 '전자담배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니코틴 대체 요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된 적이 없으므로 전자담배를 적법한 금연 도구로 여기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세계금연행동의 더글라스 배처 사무국장도 "니코틴 외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고 니코틴에 열을 가해 분무 형태로 흡입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진 바도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각국마다 입장이 다르다. 니코틴을 흡입하는 도구이므로 담배의 범주로 봐야한다는 의견과, 금연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금연보조제로 봐야한다는 의견 등이 맞서고 있다. 호주'홍콩에서는 전자담배 판매가 불법이며 오스트리아'덴마크에서는 전자담배가 의료제품로 분류돼 있다. 반면 중국'캐나다'미국에서는 전자담배 판매가 특별히 규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많다. 니코틴 농축액을 이용해 흡연욕구를 충족시켜주지만 형태가 전자기기로 돼 있어 담배로 분류할 것인지 아니면 금연보조제로 관리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해 '전자담배가 담배에 해당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하지만 6월 말 현재 기획재정부가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할 것인지를 두고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아 유통에 혼란을 주고 있다. 전자담배 수입판매 업체 관계자는 "담배로 규정되느냐 비담배로 분류되는냐에 따라 판매방법 등이 크게 달라지지만 법령 등이 정비되지 않아 혼란스럽다"며 "몇몇 업체들이 짝퉁 전자담배를 밀수해 판매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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