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감염된 HIV 증식 억제기술 성공

입력 2009-07-09 10:26:47

포스텍 화학과 정성기 교수팀…소르비톨 이용 약물전달체 개발

포스텍 화학과 정성기(사진) 교수팀이 뇌에 감염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9일 포스텍에 따르면 정 교수팀은 '소르비톨'이라는 약물전달체를 이용해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대표적 약물인 지도부딘(AZT)을 생쥐의 혈뇌장벽을 투과해 뇌조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의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로 알려진 HIV에 인체세포가 감염되면 역전사효소에 의해 HIV의 유전물질이 인체세포의 염색체에 편입되고 인체세포는 더 많은 HIV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가 증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치료는 HIV 역전사효소의 활동을 억제해 HIV의 증식을 저지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원리의 약물들을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억제제라고 부른다.

그러나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는 혈뇌장벽이라는 특수한 보호체계를 가지고 있어 해로운 외부 물질들이 뇌에 쉽게 침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에 유용한 대부분의 약물성분들도 뇌로 전달되지 못한다. 따라서 약물전달을 위한 혈뇌장벽의 극복은 뇌신경계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평가되고 있다.

정 교수팀은 지난 2007년 소르비톨이라는 당질을 근간으로 하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는 이를 이용해 뇌조직으로 감염된 에이즈의 치료를 가능케 하는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의 전달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정성기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약물전달체 시스템에 의해 뇌종양과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개발 연구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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