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 초읽기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직장폐쇄 조치로 이들 차에 납품하는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생산물량의 75% 이상을 GM과 GM대우에 납품하는 지역의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지난해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8천억원으로 내려 잡았다가 최근에 또다시 6천350억원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델파이 관계자는 "GM의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해외 주문이 줄어 생산 축소가 불가피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짜서 대비하고 있지만 생산물량 감소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들어 GM과 GM대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거래선 다각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협력업체와의 동반 등 여러 가지 부수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해 당장 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했다.
문제는 한국델파이의 협력업체들로, 전국의 300여개(대구경북 150여개업체) 협력업체들은 한국델파이의 매출감소가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협력업체 간부는 "그동안 허리띠를 졸라 메고 생존을 위해 버텨왔는데 GM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영세업체들은 생산물량이 대거 축소되면 자금난 등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쇄 부도 파장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GM은 1일(현지시간) 파산 보호 신청 후 법원이 주도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우량 브랜드 자산만을 모아 '굿 GM'으로 새롭게 태어날 전망인데 GM의 자회사인 GM대우는 '굿 GM'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 31일 직장 폐쇄를 한 것도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는 악재. 그동안 생산량 감소에 따라 지역 부품업체들은 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해 휴업이나 훈련 등을 통해 버텨왔지만 평택공장의 직장폐쇄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쌍용차에 차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20여개사, 2차 협력업체는 120여개사 정도. 이들 가운데 지난달 쌍용차 협력업체 중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 성서공단내 D사가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부도 처리됐다.
쌍용차 2차 협력업체 한 간부는 "대부분의 업체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상황에서 평택공장 직장폐쇄 조치로 앞이 캄캄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 차부품업체들의 국내 완성차 납품비중은 현대가 38%로 가장 높고, 기아 26%, GM대우 21%, 쌍용 9%, 르노삼성 5% 등의 순이다.
계명대 경영학과 신진교 교수는 "이번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업체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이 노력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를 통한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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