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락한 봉하마을 뒷산은 높이 137m의 야트막한 산이다. 산 이름은 마을 이름과는 달리 봉화산(烽火山)이다.
노 전 대통령은 봉화산에 있는 일명 '부엉이바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엉이바위는 바위 위에 서면 발밑에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30m정도 펼쳐져 있다. 부엉이바위는 '사자바위'로 불리는 봉수대에서는 440m떨어져 있고, 봉화산 정토원과도 250m떨어져 있는 곳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자바위는 새벽에도 인적이 있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어렵지만 부엉이바위는 지나다니는 인적이 드문 곳인 만큼 이곳에서 뛰어내렸을 개연성이 높다. 주민들은 오래 전 이 바위에 부엉이가 많이 앉아있다고 해서 '부엉이바위'라고 부르고 있다.
봉화산은 퇴임 후 고향에 머물렀던 노 전 대통령이 매일 아침 사색을 하며 산책을 했던 바로 그 장소. 이곳에서 노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숨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노 당 대통령에게 봉화산이 늘 편안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한 달 전 쯤인 4월 21일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언론을 향한 호소문을 올린 바 있다. 봉화산 꼭대기 사자바위에 늘 설치돼 있는 언론의 카메라에 시달리다 못해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호소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 글에서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등이 모두 국민의 알 권리에 속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봉화산은 고대인들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사터와 조선시대 봉화를 올리던 봉화터가 있었던 곳으로, 봉하마을은 '봉화산(烽火山) 봉수대 아래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봉하(峰下)마을'로 이름붙여졌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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