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는 위기이자 승부처" 여름철 수험생활 가이드

입력 2009-05-19 06:00:00

중간고사가 끝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슬럼프에 빠지는 수험생들이 많다. 공부는 물론 다른 일에도 의욕이 떨어지고 밤낮으로 잠만 쏟아진다. '여름 슬럼프'는 수험생활에서 첫 번째 위기이자 승부처가 되는 시점이다. 여름 슬럼프, 어떻게 극복할까?

◆능동적인 자세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많은 수험생들이 의욕 상실을 겪고 있다. 상당수 학생들은 날마다 되풀이되는 판에 박힌 일상이 지겹다고 한다. 생활에 재미와 활력이 없기 때문이다. 삶을 능동적으로 꾸려가지 못하고 타의에 의해 끌려가거나, 남이 짜준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학생의 경우 이 증세는 더욱 심각하다.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미래를 낙관하며 능동적인 생활을 하는 수험생은 그렇지 못한 수험생들보다 훨씬 피로를 덜 느끼고 활력이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우선 여름에는 일주일 단위 혹은 3일 단위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그런 다음에는 반드시 실천해 성취감을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천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러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돼 전반적으로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

◆과도한 과외보단 수업에 집중

자신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개인과외나 학원 수강을 많이 하는 학생들은 만성피로와 의욕상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학생들은 공부에 바치는 시간에 비해 가시적인 성적 향상이 별로 없어 의기소침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과목이든지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첫 단계에서는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점수와 연결되는 문제풀이 능력이나 응용력 등은 스스로 키워야 한다. 특히 토·일요일에 학원 수강과 과외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학생은 대폭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과목이든지 나름의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투자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요점 정리 위주 학습으로는 별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외에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례해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학교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은 좋은데 실제 수능시험에서 점수가 좋지 않는 수험생 중 상당수가 기본 개념과 원리의 이해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시간을 통해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학습태도를 가져야 한다. 수업 시간에 몰두하지 않고서는 수능시험에서 고득점하기가 어렵다.

◆효율적인 생활관리

밤에는 늦게까지 자지 않고 낮에 조는 학생들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더딘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2학기에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가 쉽다. 야행성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 쉽고 결국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가능한 한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 경우 피로회복이 훨씬 빠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평소보다 잠이 많이 오거나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긴장할 수 없을 때는 느슨해진 정신력 탓도 있겠지만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도 있다. 보통 계절적 요인과 피로가 주된 요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운동부족으로 무기력증을 겪는 학생이 많다. 아침이나 잠자리에 눕기 전에 간단한 맨손체조라도 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생활에서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해 공부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쉴 때는 푹 쉬는 생활 습관을 확립해야 한다. 특히 토요일 오후에서 일요일 오후까지 편리한 시간대에 반나절 정도는 책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다음 단계의 집중을 위해 좋다.

◆휴식과 여유의 힘

아직도 수험생은 아무 것도 해서는 안 되고 오로지 공부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또 그렇게 강요한다. 그런 사람은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잘 논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얼마나 오래보다는 얼마나 집중해서'를 중시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성적이 좋다. 지적인 유연성과 탄력성이 중시되는 수능시험은 더욱 그렇다. 토·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공부를 하는데도 잘 노는 학생보다 성적이 안 좋은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왜 그럴까? 일주일 내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학생은 공부를 할 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기적으로 공부에서 벗어나 취미나 건전한 오락에 몰두하는 것이 정신 건강과 집중력 향상에 좋다.

수험생이 너무 지쳐 아무런 의욕도 없는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다면 혼자나 혹은 가족과 함께 주말에 산이나 바다로 짧은 여행을 해보면 새로운 활력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돈을 공부에 바치고 있지만 투자에 비해 생산성은 형편없는 편이다. 어느 한 쪽으로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 때문에 사고도 편협하고 융통성도 없고 결정적인 순간에 위기관리 능력도 없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국어 교사는 언어영역 때문에 고민을 하는 수험생들에게 주말에 산에 가라고 한다. 산에 올라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멀리 들판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해보는 것이 하루 종일 교실에서 언어영역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일정 시간 책에 몰두했다면 그만큼의 빈 시간이 있어야 습득한 지식이 자기 것으로 제대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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