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正南(정남) 방향 앞산 기슭 마을들(남구 대명6동'9동)은 40여 년 전 주목받는 주택가로 급부상했던 곳이다. '전용주거지역' 규제로 넓은 대지에 낮은 건물(2층 이하) 건축만 허용된 뒤 전원풍 주택가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일대 주거 여건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레스토랑' 간판을 단 식당형 술집들이 끼어들면서 변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각 주택들의 널찍한 대지와 마당이 오히려 화를 초래한 꼴이었다. 2000년대 들면서 다가구주택(원룸) 붐까지 불러들였다. 그곳 도시계획상 용도가 '일반주거지역'으로 완화되면서 제한 層高(층고)가 4층까지 높아진 게 결정적 계기였다. 마침 기존 주택들 재건축 시기와도 맞아떨어지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원룸 건축 바람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전용주거지역이 원룸전용지역처럼 변한 것이다.
동네 성격이 덩달아 변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임대를 목적으로 한 원룸촌이다 보니 주민 定住性(정주성)부터 많이 하락했다. 인구밀도가 높아지니 한적하던 주택가가 자동차 통행과 주차 문제로 몸살을 앓게 됐다. 활동성 높은 젊은층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심야 소음 문제도 보통 아니다. 마을 청결도가 떨어지고 방범 취약성을 우려하는 주민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도시계획 변경이 한 마을을 얼마나 바꿔 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대구시청의 도시계획 결정이 과연 이런 것까지 내다보고 이뤄진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만약 그랬다면 소공원이나 공동주차장 확충 등 다른 보완책도 함께 강구하는 게 옳았을 것이다. 남구청 또한 이 추세가 계속 심화되도록 놔둬서는 될 일이 아니다. 서둘러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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