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한국 신기록은 왜 깨지지 않을까'
4일 김천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대회에서 남자 100m 일반부와 대학부 결승에서 기대를 모았던 한국 신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한국 신기록은 30년 전인 1979년 서말구(현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작성한 10초34. 이날 남자 일반부에서 임희남(광주시청)이 10초51로 우승을 차지했고, 라이벌인 전덕형(대전시체육회)이 10초55로 뒤를 이었다.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여호수아(성결대)는 10초53으로 대학부 1위를 차지했다.
서말구가 기록을 작성할 당시보다 신체 조건이나 운동 환경 등 모든 면에서 나아졌지만 새로운 신기록 작성에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남자 100m 한국 신기록을 깨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파격적인 포상금을 마련했다. 한국 신기록 수립하면 1억원, 10초 벽을 깨면 5억원, 세계 기록을 작성하면 10억원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만큼 기록 경신에 대한 열망이 크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왜 그럴까?
이날 기대에 못 미친 기록으로 1위에 오른 여호수아는 경기가 끝난 뒤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너무 편하게 운동하는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그는 "기록이 나오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1등만 차지하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자메이카에 가니까 1주일에 한 번씩 경기를 갖고 오직 기록에만 관심이 있더라"고 지적했다.
백형훈 육상연맹 트랙부문 기술위원장은 자신감 결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국내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에 비해 기록이 크게 떨어지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있다. 이런 부담감이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지고 기록 경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해외 선진 기술을 습득하는 데도 소홀했던 측면도 있었다"며 "그러나 새로 영입한 세계적인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선진 기술을 심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규 대구시청 육상팀 감독은 육상 저변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육상 인구가 줄어들고 사회적 시선도 호의적이지 못한 탓에 자질 있는 선수들이 육상 대신 축구, 야구 등 인기 스포츠로 떠난 탓"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육상계는 올해 안에 새로운 신기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지도자가 영입됐고, 선수들의 해외 전지 훈련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선수들끼리 경쟁심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