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파요] (하)위식도역류질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을 의심, 각종 검사를 했는데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이때 신경성으로 진단, 치료받거나 정확하지 않은 진단으로 불필요한 약물을 투여하는 등 잘못된 치료를 받기 쉽다. 증상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게 최선이지만 무슨 질환인지도 모른 채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
실제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는 관상동맥질환 외에도 위식도 역류 질환이나 흉벽증후군, 기관지 천식 및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 계통 질환, 폐색전증, 대동맥박리, 늑막염, 폐렴, 기흉, 소화성 궤양, 심장판막질환, 대상포진 등이 있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의 다른 원인을 살펴본다.
◆위식도 역류 질환도 가슴 통증 유발
위식도 역류 질환도 흔히 가슴 통증 증상을 보인다. 가슴 통증은 대부분 활동과 상관없이 발생하는데 협심증처럼 쥐어짜듯이 아프기도 하고 바늘로 찌르듯 따끔따끔하게 아픈 경우도 있다. 움직일 때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심한 경우에는 가만히 있을 때도 숨이 차기도 한다. 며칠 동안 심한 증상을 보이다 언제 아팠느냐는 듯 한동안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 버스나 지하철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들어가면 더욱 답답해지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다소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흔히 열감이나 가슴 두근거림이 동반되며 두통,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속쓰림이나 매스꺼움, 구토, 만성 기침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구부리는 자세에서 가슴이 더욱 답답해지거나 아픈 경향이 있고,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럽거나 실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심지어 공황장애 등 정신과 질환으로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가슴 통증 등의 원인이 관상동맥질환이 아니라면 위식도 역류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위식도 역류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위식도 역류 질환은 주로 잘못된 생활 습관에 의해 발생한다. 전날 과음, 과식 등 밤늦게 음식을 먹거나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을 가진 경우 잘 생긴다. 커피나 지방이 많은 음식, 과식 후 구부린 자세로 일을 하거나 운전,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할 때도 마찬가지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가슴 통증을 비롯한 인후부 불편감, 만성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 밤 늦게까지 일이나 공부하다 늦게 귀가해 식사를 한 뒤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 과음 후 바로 자거나 집에서 비스듬히 누운 자세에서 간식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습관을 가진 경우,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육류를 즐기는 사람의 경우 위식도 역류 질환 때문에 가슴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방심은 금물
그러나 가슴 통증의 원인을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진단하는 것은 물론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실제 위식도 역류 질환의 20~30%만 내시경 검사를 통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할 정도이고, 24시간 산도 측정(pH monitoring)에서도 흔히 정상 소견을 보이는 등 검사로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 때문에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진단하는 게 중요하고, 습관 개선이나 위산억제제 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협심증 등 동맥경화증과 위식도 역류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가 비슷해 이들 질병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실제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로 증상이 많이 호전된 경우에도 운동부하심전도검사에서 협심증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고, 스텐트 시술 등 협심증 치료를 한 뒤에도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가슴 통증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 통증으로 위식도 역류 질환이 의심돼 치료를 받을 경우에도 심장질환에 대한 검사·진단을 고려해야 한다.
◆가슴 통증, 호흡 곤란의 다른 원인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이나 위식도 역류 질환 외에도 가슴 통증이나 호흡 곤란 증세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잖다.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심부전증이 있는데, 활동 중에 나타나는 호흡 곤란이 주된 증상이고 특히 누워 있을 때 증상이 심해 잠을 자다가 호흡 곤란으로 깨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 심근경색증, 심장판막질환, 심근증 등이 심부전증의 주된 원인이고 심장 초음파, 심전도, 흉부방사선 등 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호흡 곤란의 다른 중요한 원인으로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 호흡기계통 질환도 있는데, 대부분 청진이나 폐기능 검사 또는 혈액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고 흉통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으로는 흉벽증후군이 있다. 이는 흉벽의 뼈, 근육, 신경계의 여러 가지 이유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로 호흡 곤란 증상이 함께 나타나지는 않는다. 호흡이나 자세 변화에 따라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눌러서 아픈 '압통'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크게 심각한 경우는 아니다. 이 밖에 폐색전증, 대동맥박리, 늑막염, 폐렴, 기흉, 소화성 궤양, 심장판막질환, 대상포진 등에 의해서도 가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상민 메디하트내과의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