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연경동화훼단지

입력 2009-04-23 14:02:28

싱그러운 봄이다. 봄꽃들이 환하게 세상을 수놓고 있다. 이 봄 꽃 한송이라도 집안에 놓아둬 마음을 밝게 하는 삶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대구 근교 나들이도 할겸 꽃구경 하러 연경동 화훼단지를 찾아 보았다.

연경동 화훼단지는 40여 곳의 꽃집이 무태동에서 팔공산 가는 도로변을 따라 즐비해있다. 이곳에 가면 각종 꽃과 야생화, 다육식물 등을 볼 수 있다. 평일뿐 아니라 주말이면 꽃을 사러 나오는 나들이객들로 붐빈다.

이곳은 100% 소매를 위주로 한다. 소매 위주이지만 가격은 시중 소매가 보다 20%가량 싼 편이다. 서울·김해나 대구 근교 농장에서 대량으로 구입, 팔기 때문이다. 꽃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냉동차로 운송해 온다. 겨울철 원거리 운반 때는 꽃이 얼지 않도록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생생한 꽃을 손님에게 선보인다. 꽃의 신선도를 위해 꽃하우스 내의 온도는 최하 15℃ 이상에서 20℃ 정도로, 습도는 약간 높게 유지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항상 문을 열어놓고 통풍을 원활히 해 꽃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꽃은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일정도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은 건강을 위한 공기정화식물. 잎이 넓은 팔순이와 스파트필럼·몬스테라·콩고 등은 공기와 접하는 면적이 넓어 공기를 많이 빨아들여 다량의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많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연경 화훼단지 초입에 가면 팔색조의 색깔을 자랑하는 다육식물 전문꽃집이 있다. 다육식물은 선인장류의 일종으로 가시가 없는 게 특색. 국내에는 연화바위솔(제주도) 울산바위솔 등이 있으나 다양한 색이 없어 주로 수입산이 인기다. 세덤·에케베리아·두들레아·파키피텀 등 종류만 해도 수백가지며 키우는 사람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의 꽃 색깔을 내는 장점이 있다. 수입산이기 때문에 가격은 비싼 편. 보통 1만원대에서 40만~50만원대로 다양하다.

다육식물은 사막이나 산악지대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물은 한달에 한두번정도 주며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기르면 좋다. 다육식물은 자기 취향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고 아파트 베란다 등 작은 공간에서도 기를 수 있어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또한 은은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우리의 꽃 야생화도 만날 수 있다. 가격은 보통 2만~3만원대이며 애호가들이 주로 찾는 강릉요강꽃·동강할미꽃 등 희귀종은 수백만원대의 고가도 있다.

야생화는 일반 가정에서 키우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꽃보다 물을 자주 주며,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 영양제·발근제 등 성장 촉진제를 주면 좋다. 야생화가 좋아 꽃집을 한다는 김영순씨는 "야생화는 한 순간에 피는 일반꽃과 달리 서서히 자라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며 "야생화는 화려하지 않지만 특이한 색과 모양이 매력적이다"고 귀뜸한다.

그러나 이곳도 경기불황의 여파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30여 년간 화훼업에 종사해온 이성엽(ㅇ꽃농원 대표·57)씨는 "대구에만 꽃집이 1천여개나 난립해 있고 경기침체로 작년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며 "하루빨리 경기가 풀려 많은 사람들이 꽃을 생활의 일부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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