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중구 수창동 KT&G 부지 전체를 문화창조발전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부지는 그동안 수년에 걸쳐 일부 개발,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 근린공원 조성 등으로 논란이 거듭된 곳이다. 아직 세부 개발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가닥을 잡은 듯하다.
대구시의 방안은 올해부터 2013년까지 6년 동안 일제강점기 때 건립된 건물 특성을 살려 창조활동과 문화산업이 연계된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일대를 도시재생지원법에 의한 테마지구로 지정해 문화예술창작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시의 계획대로라면 봉산문화거리~동성로~오페라하우스로 이어지는 문화 남북벨트에 이어 달성공원~문화창조발전소~시민회관으로 이어지는 동서벨트의 중심축에 문화창조발전소가 서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대구시의 구상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순하게 거점만을 연결시켜 線(선)으로 그어 놓은 이 큰 가닥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대구시는 2000년 대구오페라하우스 건립 때도 이런 논리를 내세웠다. 건립 장소에 대해 異見(이견)이 많았지만 대구시는 시민회관과 연계해 인근을 공연 중심 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인근부지를 사들여 중규모 콘서트장을 만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10년이 다 된 지금 이 인근에는 어떤 개발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페라하우스는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긴커녕 아파트에 둘러싸여 외곽도로에서는 그 모습조차 볼 수 없다.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이 없는 거점 개발을 공연중심 메카라고 과대포장했을 뿐이다.
문화창조발전소도 오페라하우스의 再版(재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은 대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오래 개발이 안 된 곳이다. 그러나 KT&G의 이전과 각종 개발계획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주변 땅값은 많이 올랐다. 대구시가 매입해 개발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대구시는 문화창조발전소를 축으로 한 동서벨트의 연결부분, 즉 달성공원과 시민회관에 이르는 線(선)에 대해서는 어떤 발전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현재로서는 거점확보에 지나지 않는 것을 문화예술창작의 메카를 만들겠다고 과대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에 대한 대구시의 시각이 이렇다면 '문화도시 대구'의 구호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點(점)에서 시작되는 하나의 문화공간을 線(선)으로, 面(면)으로 확대 발전시키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대구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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