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도 투자은행 아시아 위상제고 '긍정의 힘'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마음먹기 나름인 듯하다.
황준호(47) 우리투자증권 전무가 그랬다.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학비 마련조차 쉽지 않았던 대학 시절을 보냈지만 "당시가 어렵기는 했어도, 고생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고 생활했다"고 한다.
황 전무는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 게 도움이 됐다"며 "이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값진 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거리가 100개나 있다고 해도 95개는 어떻게 할 수 없어 머리를 싸맨다고 풀리는 게 아니며, 나머지 5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란다. 고민해도 안 되는 것은 고민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활해 나가자는 뜻으로 들렸다. '긍정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란다.
황 전무는 회사 내에서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CFO(최고재무관리자)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한 전략 구축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이번 경제위기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강화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상당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도입, 국제적인 대형 투자은행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회사채 인수시장에서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2천억원 이상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제는 국내 선도 투자은행을 뛰어넘어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위상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은행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더니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파산 등의 위기에 처한 것은 리스크 관리 실패 때문이지, 투자은행 모델의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반론을 편 뒤 "대출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상업은행과 달리 투자은행은 유가증권을 매개로 기업과 투자자를 연계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이러한 기능은 자본시장이 존재하는 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황 전무의 꿈도 세계 시장에 명함을 내밀 수 있는 투자은행을 만들어 놓는 것인데, 꿈이 이뤄지면 매일신문과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역경제 이야기를 꺼냈더니 "대학(서울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1981년 이후 대구의 가족이나 친척 등으로부터 '올해는 살 만하다'는 얘기를 들어봤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걱정했으나 "제조업 시설을 주변 도시로 옮기고 대구를 메트로폴리탄센터로서 각종 서비스 산업을 육성할 경우 선진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이 같은 발전 전략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대표산업 중 하나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집중하는 특화된 금융산업"이라며 "영세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고부가가치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으로의 자금조달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대구를 중소기업들의 금융 메카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진찍는 게 취미란다. 결혼하고 부인이 임신했을 때 아기의 백일 사진 등을 직접 찍기로 마음먹고 문화센터에서 배웠던 게 계기가 됐는데 요즘엔 각종 사진 전시회에도 자주 간다고 한다.
대구에서 태어나 효성초교·계성중·영신고를 거쳐 서울로 가 서울대 경영학과·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7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뒤 줄곧 증권·투자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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