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산에 50만평 공장"…석송곤 ㈜모린스 회장

입력 2009-03-30 06:00:00

석송곤(47) (주)모린스 회장은 70·80년대 전자공학 메카 대구경북을 다시 한번 꿈꾸고 있다. 그는 대구 부근의 'IT 단지화'를 위해 최근 모린스 부품 하청업체를 대구와 경산에 집결시켰고, LED 램프·형광등 공장 및 관련 공장도 경산에 들여다 놓았다. 내년엔 50만평 규모의 대체 에너지 관련 사업장을 경산에 건설할 계획이다.

대구와 경산에 사업체를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석 회장은 "예전엔 접근성 때문에 IT 업체들이 경기도에 주로 생겼지만 지금은 독자 기술만 있으면 반드시 수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는 시대"라며 "대구는 IT와 관련한 훌륭한 인재들이 많고 특히 부품 생산 업체들의 기술력이 좋아 경쟁력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구는 부품 하청 업체들이 영세한데다 이를 이끌어줄 기업도 없어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며 "전문 기술 개발로 이 같은 문제점을 돌파한다면 대구경북은 새로운 IT시대에 굉장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 회장이 이런 자신감을 갖는데는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상품인 터치스크린패널(TSP, Touch Screen Panel)만 보더라도 그렇다. TSP의 경우 모린스가 보유한 특허기술만 수 십 개에 달한다. 무게, 반응 속도, 화면 투과율 등은 세계 '톱'을 자부한다. 수 십만 번의 신뢰성 검사 덕에 불량률은 제로에 가깝다.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제품 생산을 기피하는 경쟁 업체들은 이제 다섯살배기인 신생사 모린스의 이 같은 성과에 업적에 모두 깜짝 놀란다고 한다.

기술력 하나로 모린스는 현재 내비게이션, 게임 장치 등을 거쳐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부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전자 햅틱폰이 전량 모린스 제품이다.

매출액도 지난해 600억원에서 올해 1천억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위기 속에 동종 업체들이 이뤄내지 못한 가파른 성장곡선이다.

석 회장은 "기술 개발은 제조업체의 숙명"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의 인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이 존재해야 하듯이,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는 기업이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석 회장은 또 모린스의 경쟁력을 '손 맛'이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전 직원이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작업은 장비 변경이나 재프로그래밍의 수고를 덜어 시장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지방에 산재한 영세 하청업체에게 딱 어울리는 생산 방식인 셈이죠."

대구경북 제조업체들도 가능성을 믿고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고객을 배려하면서 지역 사회에 필요한 기업이 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가 고향인 석 회장은 제2의 고향은 일본이라고 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IT 선진국인 일본에서 기술을 전수 받고자 관련 전문학교에 입학했다. TSP, LED, 대체에너지 기술 등은 당시 일본에서 보고 배운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석 회장은 "이제 우리 기술은 선진국들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것이 많은 현실이죠. 세계적인 IT 강국의 꿈을 대구경북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고 싶습니다"라며 화이팅을 외쳤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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