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흑마늘 비법 '한달 정성' 입니다"

입력 2009-03-18 06:00:00

'의성 흑마늘 종자(씨앗) 좀 구해주세요.'

의성 흑마늘이 새로운 웰빙식품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의성지역 주민들은 요즘 친인척이나 선·후배 등 지인들로부터 "흑마늘 종자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의성 흑마늘의 종자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흑마늘 업계의 선두주자인 '의성 흑마늘 영농조합법인(조합장 원용덕)' 흑마늘 제품 생산공장에서 의성 흑마늘 제조법을 살펴봤다.

마늘을 굽거나 삶는다고 흑마늘이 되지 않는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오랜 시간 꾸준히 발효·숙성·건조시키는 것이 비결이다.

농가들로부터 수매한 토종 의성마늘은 선별작업을 통해 크고 작은 것을 골라 상자에 담아 50∼90℃의 고온에서 30일 정도 열을 가한다. 이를 다시 비닐 봉지에 담아 15일 정도 자연숙성시키면 의성 흑마늘이 된다. 엑기스는 숙성된 흑마늘을 추출기에 넣고 8시간 정도 달이면 만들어진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의성 흑마늘은 ▷마늘 특유의 자극적이고 불쾌한 냄새가 없고 ▷인공적인 감미료의 첨가 없이 새콤달콤한 맛이 나며 ▷생마늘 본래의 유효성분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쫄깃쫄깃하고 달콤한 제품이 된다.

실제로 생마늘은 냄새와 위장 자극으로 많이 섭취하기 곤란하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 생마늘 섭취를 꺼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흑마늘은 이런 점에 착안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하에서 숙성시켜 누구나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유백색의 생마늘과는 달리 충분히 숙성된 흑마늘은 진한 갈색이 된다. 마늘의 색상이 변한다는 것은 숙성에 의해 들어 있는 성분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숙성을 통해 냄새의 원인이 되는 휘발성 유황화합물이 줄어들기 때문에 먹은 후 입에서 마늘 냄새가 진동하는, 마늘 특유의 불쾌감이 전혀 없다.

흑마늘은 생마늘과 비교하면 수용성이 높고 체내흡수율이 빠르다. 또 생마늘을 숙성발효시켜 만든 흑마늘은 S알리시스틴이라는 수용성 유황 아미노산이 생성돼 체내 흡수율이 빠르고 자극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용덕 조합장은 "흑마늘은 편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즐겨 먹는 어린아이들에게 영양공급과 면역력을 향상시켜 준다"며 "항산화물질과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해 노인질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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