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바꾸는 대구지역 아파트 임대시장

입력 2009-03-10 09:09:10

불황의 그늘이 대구 주택 임대 시장 흐름도를 바꾸고 있다.

전세가 주를 이루던 고가 중대형 아파트의 월세가 늘고 전세가격이 낮은 지역으로의 임대 수요 이동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철 이후 중대형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 수성3가와 범어동 신규 단지들의 경우 최근 월세 계약이 부쩍 늘고 있다.

범어동 중개업소인 부동산 하우스 이성희 소장은 "임대 물량중 20~30% 수준이던 월세 비율이 최근엔 60%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을 갚지 못한 집주인들이 월세를 놓는 사례가 증가한데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목돈이 필요없고 분양가 대비 월세 비율도 낮아 인기가 높은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범어네거리 지역에서만 지난해 이후 3천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중대형 전세 물량이 쏟아진 것도 월세 물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분양가격이 6억원을 오가는 수성구 지역내 중대형 신규 입주 아파트의 월세는 보증금 2천만~3천만원에 월세가격은 100만~120만원 수준. 전세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원 안팎 수준으로, 110㎡형(30평)대와 큰 가격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임대료가 내려간 상태다.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자가 보유나 전세로 중대형 아파트에 거주하다 사업 불황으로 월세로 갈아타는 이들도 최근 부쩍 늘고 있다"며 "보수적인 경향 탓에 타 지역에 비해 월세가 공급이나 수요가 적던 대구지역 주택시장이 경기 침체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집을 찾아 거주지를 옮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한 대구 달서구 A단지의 경우 임대 물량 100여가구 중 20여가구가 수성구에서 이사를 왔다.

시공사 관계자는 "110㎡형의 경우 수성구는 신규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5천만원 안팎이지만 달서구는 신규 아파트 전세가격이 8천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라며 "전세 가격이 두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면서 수성구에서 자녀 교육을 마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이주가 많다"고 전했다.

이와는 반대로 수성구 지역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타지 유입도 늘고 있다.

미분양 전세를 놓고 있는 수성구 범어동 B단지 시공사 관계자는 "중대형 아파트 임대 가격을 1억4천만원으로 책정한 뒤 북구나 달서구 지역에서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이들을 중심으로 문의가 많다"며 "임대 계약자 중 30% 이상이 북구나 달서구 지역에서 이사해온 경우"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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