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입력 2009-02-18 06:00:00

▲ 2008년 11월 동화천 생태체험축제
▲ 2008년 11월 동화천 생태체험축제 '마음껏 흘러라 동화천'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물고기 탐사를 하고 있다.
▲ 2009년 1월 낙동강 철새탐조 모습.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제공
▲ 2009년 1월 낙동강 철새탐조 모습.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제공

멀게는 낙동강 페놀오염사태에서부터 가깝게는 1,4 다이옥산 수돗물 파동까지···. 먹는 물을 비롯한 환경문제는 대구경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환경 오염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도민의 환경에 대한 의식 수준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지역 환경운동단체들의 헌신적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1994년 창립돼 올해로 15년을 맞은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환경운동가로 일컬을 수 있는 직장인과 주부 등 2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은 물론 시도민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환경운동단체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설립이 가시화된 것은 1993년이었다. 그 해 7월, 낙동강 1천300리 여성뗏목탐사 행사를 진행하면서 참가자 및 지역 환경전문가들이 영남지역에 전문성을 띠는 자연생태교육 및 연구를 위한 민간차원의 환경연구소를 설립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자연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머물러야 할 곳이란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창립 준비위원회 구성 이후 1년여 만에 영남자연생태보존회를 창립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회고했다. 보존회 창립 이듬해인 1995년엔 산하에 자연생태연구소도 설립했다.

보존회가 추구하는 목적은 우리와 우리 후손들로 하여금 자연과 조화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악화하는 자연환경의 실태와 그 대책에 관한 조사 연구와 함께 환경 관련 교육 및 각종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1990년대 후반 보존회는 학술대회 및 토론회, 책자 발간 등을 통해 시도민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낙동강생태계 종합학술 보고서 발간, 한국생태탐사 및 국제학술대회 주최, 신천 제모습 찾기 시민 대토론회 개최, 자연체험교육교재 발간 등이 이 시기 보존회가 주도한 대표적 활동들이다.

2000년 이후엔 환경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대구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 대책위를 발족, 현장답사 및 항의집회를 했고 자격미달 국회의원 후보자 낙선을 위한 총선연대의 서명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자연생태공원 계획, 유전자 조작과 생명 복제 문제, 금호강 하류 콘크리트 호안공사 고발 등에도 애썼다. 달성군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비슬산 생태계 종합학술조사를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활동으로 꼽힌다. 수성못 블루길 솎아내기, 흑두루미 도래지인 서대구 낙동강 습지 복원운동에도 보존회는 앞장섰다.

보존회는 각종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감시자 및 고발자 역할도 톡톡히 했다. 비슬산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 현장, 참나무 군락 훼손 현장, 낙동강 습지 훼손 현장 등을 고발하고 토석 채취 및 골프장 건설 등 각종 개발현장에서의 환경파괴 여부를 적극 감시했다. 2006년엔 매일신문과 함께 낙동강을 합동으로 탐사하면서 낙동강의 실태와 중요성을 시도민에게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류 회장은 "생태계와 자연 자원의 조사 및 그 복원 대책에 관한 연구에 활동의 키포인트를 맞추고 있다"며 "낙동강 비슬산 금호강 신천 등 우리 지역 자연생태 조사 및 보고서 발간, 자연생태체험교육, 자연생태탐사단 운영을 15년 동안의 중요한 성과로 꼽고 싶다"고 얘기했다. 보존회는 2000년부터 어린이 자연체험학교를 열어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체험환경교육 지도자 양성 및 교원연수를 통해 환경전문가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보존회는 월 1회씩 10차례에 걸쳐 자연생태탐사단을 운영했다. 초등학생 이상 시민들이 매번 30~40여명씩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신천과 달성습지, 금호강 등을 찾아 환경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낙동강 중류권역 하천현황보고서와 사방댐 예정지 조사 보고서도 각각 출간했다. 한반도 대운하 반대에도 목소리를 냈으며 낙동강네트워크, 강살리기네트워크,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대구본부 활동, 대구보행권네트워크 활동 등 시민단체 연대사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대구 승용차 없는 날 캠페인, '마음껏 흘러라 동화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동화천 생태체험축제 등도 열었다. 류 회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환경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는 물론 후손들이 머무를 수 있는 자연을 지키고 보존하는 데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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