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산초교 송재환(38) 교사는 12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공부를 잘하는 초등학생들에겐 공통 분모가 있다는 것. 송 교사는 자신이 평소 관찰하고 발견한 그런 공통점을 묶어 최근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이란 책을 펴냈다.
"요즘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많이 하잖아요. 사립초교 학생들은 더 심하죠.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몰라요. 아이들은 단순히 열심히 하면 공부를 잘 한다고 이야기를 하죠. 하지만 무턱대고 공부한다고 성적이 쑥쑥 오르는 것은 아니거든요."
송 교사는 이 같은 원인이 학교나 학원에서 공부 내용만을 가르칠 뿐 방법들을 잘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안타까움으로 공부 방법에 대한 책을 지었다는 것.
"우등생들은 모두 꿈이 있어요. 자신이 장차 의사나 과학자 등이 되고 싶으면 '공부를 잘 해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것이 곧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하지만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꿈이 없어요. 단순히 대답용으로 준비해 둘 뿐이죠."
그는 특히 수학의 경우 공부 방법이 많이 왜곡돼 아이들이 수학 자체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별로 할 게 없다고 해요. 이유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학부모들은 수학을 단순히 문제만 푸는 과목으로 잘못 인식하고 연산만 강조하잖아요. 연산은 나중에 훈련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개념과 원리를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또 조작체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이들은 사소한 실험이나 게임을 하더라도 굉장히 좋아하면서 집중한다는 것. 수학도 마찬가지.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 개념을 외우도록 노래를 직접 만들어 따라부르게 하거나 색종이로 도형 등을 만들어 오도록 했다는 것. 그러면 아이들의 흥미도는 당연히 높아진다고 했다.
그는 '저수지의 법칙'도 소개했다. "독서는 생각의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것과 같아요. 학원을 열심히 다닌 결과로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1, 2등을 하다 중·고교로 올라가면서 성적이 확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아요. 이는 평소 독서가 바탕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죠." 요즘 문제들이 대부분 서술형인데 독서를 통한 배경 지식이나 언어 이해력, 어휘력 등의 기본이 안 돼 있으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학부모들은 아이를 수학학원보다 오히려 책을 읽게 하거나 독서학원에 보내는 게 낫다는 것이다. 송 교사는 "수학경시대회 수상자의 90% 이상이 독서광이란 통계가 있듯이 수학마저도 독서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행학습의 부작용도 꼬집었다. 수업시간에 보면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무척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 그렇다 보면 또 교사에게 이른바 '찍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선행학습이 필요한 학생은 반에서 3, 4명 정도밖에 안 돼요.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하면 아이가 개념과 원리를 등한시하고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안 길러져요. 점차 학원에만 의존하고 공부를 지긋지긋하게 느끼죠."
과도한 선행학습보다 간단한 예·복습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신이 배울 내용을 10~20분 정도 훑어본 뒤 학교 수업이 끝나면 1, 2분 다시 읽어보고 나중에 최종적으로 2차 복습을 하는 정도만 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우등생들은 쉬는 시간이 되면 이런 식으로 복습을 한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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