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교 경관 개선 1년째 '표류'

입력 2009-02-03 09:34:00

"팔달교 '영남 제1문', 백일몽으로 끝날까?"

고속도로 그늘에 가려 어둡고 낡은 이미지의 대구 팔달교 일대를 바꾸기 위해 추진중인 '팔달교 관문(關門) 경관 개선사업'이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북구청은 팔달교 일대를 대구의 새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대구시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든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팔달교 관문 경관 개선사업'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 12월. 시가 '100년 앞을 내다보는 도시창조를 하겠다'며 제시한 13개 연구과제 중 '관문 경관 특화' 부문에 북구청이 팔달교를 제안하면서부터다.

구청의 개발 구상에는 팔달교 일대 풍경을 확 바꾸자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우선 팔달교 일대에 소나무를 집단으로 심어 녹지를 조성하고, 강물이 지나는 교각 아래에는 경관 조명과 분수를, 팔달교 위를 지나는 고속도로 위에 '영남 제1문'이라는 대형 관문을 설치하자는 안(상상도 참조)이다. 소요예산이 47억원에 달하는 대형기획물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1년이 지나도록 미완성 상태다. 지난해 5월부터 팔달교 주변 공유지 2곳(1만㎡)에 4억7천만원을 들여 소나무 등 361그루를 심고 조명시설을 설치했을 뿐, 팔달교 위를 지나는 삭막한 고속도로의 풍경은 그대로다. 올해 예정했던 팔달교 일대 도시숲 조성 사업도 불투명하다.

북구청 도시경관T/F팀 관계자는 "팔달교 영남 제1문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를 알리는 새 명물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속도로에 가려진 황량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시는 팔달교 관문 경관개선사업에 대해 '절반의 찬성'만 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9월 도시녹화위원회 심의를 통해 팔달교 일대 녹지 조성은 통과시켰지만 영남 제1문 건설안에는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도시녹화위원회 한 관계자는 "통행량이 많은 도로 위에 관문이 들어서면 육중하고 갑갑한 느낌을 줄 수 있다"며 "특히 14억원이나 드는 영남 제1문 건설이 제 효과를 낼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외지인들의 눈에 노출이 많은 곳 중 하나가 팔달교인 만큼 일부 구비를 투입할 수도 있다"며 "국·시비 등 재원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된다면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까지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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