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이야기]떡의 지역색

입력 2009-01-22 06:00:00

지역 생산품이 주재료, 별미로 자리잡아

떡은 만드는 재료나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우리의 떡은 지방의 특색이나 각 가정의 기호'형편에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어져 왔다. 지방마다 가지고 있는 향토성과 생산되는 산물, 가정의 풍습에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어진 것. 이러한 지리적 배경이나 가정의 풍습에 따라 특징과 개성이 있는 떡이 만들어지면서 나름의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경기도 지방의 떡은 종류가 다양하고 멋을 부려 매우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이 지방을 대표하는 떡으로는 흰색 절편에 노랑 파랑 분홍 물을 들인 색떡, 여주산병, 개성경단 등이 있다. 특히 이 지방에서는 양반과 서민의 떡이 확연하게 구분돼 있다.

충청도에는 해장떡 쇠머리편 약편 곤편 칠개떡 햇보리개떡 등이 있으나 지금은 그 종류가 현저하게 줄었다. 강원도는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떡을 만드는 재료 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영동과 영서지방의 떡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감자떡과 감자녹말송편 등 감자로 만든 떡이 대표적이다.

전라도의 경우 넓은 평야에서 다양한 곡식이 생산되는 만큼 음식문화와 더불어 떡문화도 자연스럽고 다양하다. 매화꽃송편 모시송편 감고지떡 등이 이 지방 떡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특히 평야지대답게 깨시루떡이 유명하다.

경상도에서는 지역에 따라 떡이 차별화 된다.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상주'문경에는 밤 대추 감 등으로 만든 설기떡, 남쪽지방인 경주 등지에서는 제사떡이 유명하다. 제사떡(편)으로는 본편과 잔편 등을 합하여 15가지의 떡을 제상에 올린다. 본편으로는 팥고물과 녹두고물을 얹어 찌는 떡이며, 잔편으로는 주악(찹쌀 가루에 대추를 이겨 섞고 꿀에 반죽하여 깨소나 팥소를 넣어 송편처럼 만든 다음 기름에 지진 떡) 단자류(찹쌀이나 찰수수 가루를 밤톨만한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끓는 물에 삶아 낸 후 그 위에 고물이나 엿물을 바른 떡) 잡과편 등이 있다.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화산지대로 이뤄진 섬으로 쌀이 귀한 반면 잡곡이 흔해 떡의 재료로 메밀 조 보리 고구마 등이 많이 쓰였다. 떡의 종류도 육지에 비해 종류가 많지 않다. 쌀은 매우 귀하게 여겨 제사 지낼 때에만 조금 사용하였다고 한다.

전라도와 비슷한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황해도에서는 조를 떡의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 우리나라 최북단으로 기온이 가장 낮은 함경도에서는 콩 조 강냉이 수수 피 등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아 이들을 이용한 떡을 만들었다. 떡의 맵시를 부리지 않아 소박하고 구수하다. 찰인절미 찹쌀구이 언감자떡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떡 문화는 각 지방의 지형과 기후의 차이에 수반된 작물의 생산에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 그러므로 자연적으로 그 지방을 대표하는 독특한 별미 떡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자연의 재료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맛을 멋으로 승화시켜온 선조들의 지혜를 떡 문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반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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