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센터(IARC)가 페놀과 독성이 유사한 발암 물질로 분류하는 다이옥산 사고가 또 났다. 지난 토요일 이후 한고비 넘긴 듯은 하나, 그런 물을 마셔야 하는 대구시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찝찝하기 그지없다.
더 답답한 것은 다이옥산 사고가 이미 여러 차례 일어났는데도 근절책 없이 되풀이된다는 점이다. 2000∼2002년 사이엔 낙동강 수계 6개 정수장에서 권고치 이상의 오염 사실이 확인됐고, 특히 2001년엔 대구 수돗물이 매우 심각한 수준까지 오염됐음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2004년 2월에는 왜관 지점 오염도가 70∼100㎍/ℓ까지 치솟은 바 있으며, 그 해 겨울 또한 10차례나 권고치를 초과하면서 최고 95㎍/ℓ의 오염도를 기록한 적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너무도 허술함이 또 드러났다. 당국이 적정하다고 본 것보다 훨씬 적은 배출량에도 낙동강이 이처럼 오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는가 하면, 구미하수처리장엔 다이옥산 처리 시설조차 없음이 밝혀졌다. 반면 대구 매곡정수장은 심각한 원수 오염 상황이 닥쳐도 수돗물 생산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체 수돗물의 절반이나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을 멈추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구미'김천 합섬업체들의 폐수 배출량을 줄이게 하고 안동댐 방류량을 늘리는 등등의 단기대책으론 안 된다. 안 그래도 근래 들면서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안 쓰려는 움직임이 심각하다. 대구는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끌어올리려 하고, 부산은 낙동강 취수를 줄이고 남강 등의 호소로 취수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예산을 올해 이미 확보하기까지 한 것이다. 이러다간 정말로 낙동강이 폐수천으로 전락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갈수기 유량 확보를 위해 댐을 더 만드는 등등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작업이 서둘러져야 한다. 마침 4대 강 사업이 시작됐으니 이런 관점에서 더 보강할 소지는 없는지부터 재검토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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