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교복 한 벌로 온정을 나눠요."
대구 달서구청이 실시 중인 '스마일링 교복 나누기' 사업에 대한 본지 보도(7일자 4면) 이후 헌 교복을 기증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등 참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보도 후 3일 만에 100여점의 헌 교복이 구청에 새로 도착했을 정도다.
장롱 속에 묵혀두던 헌 교복을 들고 나온 주부부터 헌 교복의 세탁을 책임지겠다는 세탁소 사장님, 수선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주겠다며 재봉틀 앞에 다시 선 수선 기술자까지 교복 나누기 운동이 이웃사랑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손자가 입던 교복을 내놓은 홍희대(75) 할아버지는 "손자가 중학교 때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3년 동안 교복을 4벌이나 바꿔 입어야 했다"며 "지금도 새것 같은 교복을 장롱 속에 쟁여 두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면서 구청 담당자에게 연락해왔다.
20년 경력의 전문 의류 수선가인 양모(52·여)씨는 교복 대신 자신의 기술을 기부했다. 헌 교복 수선을 담당하는 달서지역자활센터 실습생 50여명에게 무료로 수선교육을 해주겠다며 강사로 나선 것.
세탁소 사장님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눈길을 끈다. 달서구 성당1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수집된 교복을 무료로 세탁해 주고 싶다고 했다. (사)한국세탁업중앙회 달서구지부 측은 "손님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스마일링 교복나누기 운동을 적극 홍보하고, 헌 교복을 모아 전달하겠다"며 동참을 약속했다.
교복 기증 의사를 밝히는 주민들도 쇄도하고 있다. 주민생활지원과 이선미 서비스연계 팀장은 "하루 평균 교복을 기증하고 싶다며 걸려오는 전화(053-667-2524)가 100여통이나 된다"며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며 구청으로 직접 찾아오신 할머니까지 계실 정도로 정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참에 대구시 차원의 교복 나누기 행사로 확대해 보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학부모 이모(43·여·서구 비산동)씨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 대구시 차원에서 교복 나누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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