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결핵 환자가 집단 발병한 사실이 보도(본지 9일자 1면)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관계당국이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학교 교실이나 학원 등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는 학생들의 생활 패턴상 결핵 등 전염성 질환에 걸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주부 김모(48·북구 침산동)씨는 "공기를 통해 결핵에 감염될 수 있다니 어떻게 마음 편히 학교나 학원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불안해했다. 고교 2학년생 아들을 둔 최모(47·서구 평리동)씨도 "곧 수험생이 될텐데 혹시 결핵을 가진 친구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내일이라도 당장 결핵 검사를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안감이 높아지자 대구시 교육당국은 대한결핵협회와 보건소의 협조로 결핵전문상담사를 파견해 상담·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보건소에서 무료로 결핵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로 했다. 또 면역력 강화와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PC방 등의 출입을 자제시켜 줄 것을 각 학교에 요청했다.
결핵이 발병한 중학교에서는 13일 2학년 학생 전원을 상대로 엑스레이 및 결핵반응 검사를 추가 실시할 계획이다. 남구 보건소 관계자는 "결핵 환자 8명 중 1명은 2학년 학생이었다"며 "혹시나 있을 전염을 막기 위해 2학년 학생 전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7일 결핵 발병이 보고된 이 학교에서는 23일부터 26일까지 결핵반응검사를 해 양성으로 나온 58명을 정밀 검사를 한 결과 모두 8명의 결핵환자와 48명의 결핵보균자가 확인됐다. 이 학교는 지난해 4월 말에도 결핵환자 발생이 보고돼 5월 초 전교생 623명을 대상으로 엑스레이를 촬영했지만 전원 음성반응이 나온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결핵 환자와 접촉했다고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옷이나 학용품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결핵 환자를 빨리 찾아내 치료하는 게 결핵 전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전영준 호흡기내과 교수는 "결핵의 경우 청소년기에 잘 생기기 때문에 2주 이상 기침이 지속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중요하다"며 "결핵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매년 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2007년 1천850명의 신규 결핵 환자가 발생했으며 관리중인 환자는 모두 2천500명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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